"통일硏 보고서 "김정은 체제 미사일 개발전략 달라져"

북한이 최근 액체연료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병행 개발하면서 향후 남북한 미사일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 탄도·순항미사일 병행개발…남북 미사일경쟁 심화 예상"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김정은 시대 들어 액체연료 지대지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연장뿐 아니라 고체연료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 미사일을 병행 개발하는 전략으로 변화했다"면서 그 배경으로 남북한 미사일 개발 경쟁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액체 연료를 기반으로 한 스커드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에는 액체 연료 지대지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과 함께 고체연료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보다도 굵고 길어진 초대형 탄도미사일을 선보여 액체 연료 지대지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 추진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올 1월 8차 당대회에서는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을 주요 성과로 언급하는 한편 수중·지상 발사 고체연료 ICBM 개발과 극초음속 비행탄두 개발, 다탄두 탑재기술 개발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북, 탄도·순항미사일 병행개발…남북 미사일경쟁 심화 예상"
대미 전략의 일환인 액체연료 탄도미사일과 달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은 남측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남측이 '현무-2' 계열의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현무-3' 지대지 순항미사일 전력을 강화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도 관련 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것이다.

전날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담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7월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현무-4' 미사일 개발성과를 치하했던 점을 콕 집어 모순된 행태라고 지적한 것은 북한이 지난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남측의 '현무-4'와 유사하다고 전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2019년 이후 북한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발사는 북한이 미사일 전력 부문에서 상실한 대남 우위를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남북한의 미사일 개발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개연성이 크다.

'안보 딜레마'가 남북한 사이에서 더욱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