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에 납작 엎드린 與…박원순 추가 사과 의견도

더불어민주당이 읍소 모드에 들어갔다.

4·7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남겨놓고 성난 민심이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일제히 엎드린 것이다.

정치권에선 '미워도 다시한번' 전략으로도 불린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여러분께 간절히 사죄드린다"며 "화가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민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 심판을 일주일 앞둔 지금 두려운 심정으로 머리숙여 솔직히 고백한다"며 "민심과 민생에 둔감했고 잘못에 대한 반성은 부족했다"고 적었다.

애초 민주당은 제도 개선과 특검 도입 및 국회의원 전수조사 등을 앞세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라는 악재를 넘으려 했으나,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반성 모드'로 넘어갔다.

분노한 민심이 3주 가까이 가라앉을 줄 모르면서 전통적 지지층까지 돌아설 조짐을 보인 탓이다.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29∼30일 서울 거주 18세 이상 1천39명에게 조사한 결과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은 32.0%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55.8%)에 23.8%포인트 차로 뒤졌다.

특히 전통적 지지층인 40대에서도 박 후보가 44.2%로 오 후보(48.7%)에게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내에서 밀렸다.

20대 지지율은 오 후보가 45.4%, 박 후보가 24.4%였고, 여성 지지율은 오 후보가 51.4%, 박 후보가 33.6%였다.

민주당 전략통들은 실제 밑바닥 분위기와 여론조사 결과는 차이가 있고 자체 조사에서는 반등세가 감지된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필요하다면 또 사과해야 한다"며 "더 숙여서 시민들이 확실하게 '여당이 고개 숙이는구나'라고 느끼게끔 해야 정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20대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다시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수도권 의원은 "극단적으로 보면 서울·부산에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하는데, 후보를 냈으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에 대해 크게 반성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심 지지층에서는 여전히 사과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기류가 짙다는 점이 고민이다.

사과했다가 '집토끼'의 이탈까지 초래하면 선거전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 한복판에 굳이 박 전 시장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유리할 것 없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지금 다시 박 전 시장의 기억을 소환하면 오히려 손해가 된다"며 "오히려 여성정책, 청년주거정책, 청년일자리정책 등을 적극적으로 내놓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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