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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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29일 첫 TV 토론회에서 말실수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처음으로 TV 토론에서 맞붙는 만큼 두 후보 모두 긴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측 지지자들은 서로의 말실수를 '꼬투리' 잡기에 급급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후보는 전날 MBC에서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부동산을 주제로 토론이 시작하자 "저는 집 없는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길을 앞당기는 그런 서울시장이 되고자 한다"며 "평당 1000만 원에 반값 아파트를 공급해서 서울시민들 집 없는 설움을 앞당겨 드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집 없는 설움을 없애 드리고자 한다"는 취지의 말이었지만, 긴장한 나머지 전혀 다른 뜻의 발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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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안전진단은 지금부터 쉽게 합니까"라는 오 후보의 질문에 "안전진단도 규제가 되는 부분을 조금 완화할 필요는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안전과 관련된 부분을 너무 풀어버리면 또 사고로 이어진다"고 했다.

안전진단은 주택의 노후나 불량 등을 조사해 재건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을 말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안전진단 평가 기준에서 아파트 노후도 평가를 강화해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전진단 평가를 완화하면 덜 오래된 아파트도 재건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박 후보의 발언은 안전진단을 마치 안전 규제와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한 것으로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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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후보도 말실수를 연발했다. 오 후보가 "박 후보의 소상공인 임대료 15% 지원 공약이 2조3000억원이 든다"고 비판하자, 박 후보는 "소상공인 임대료 평균을 얼마로 계산했느냐"라고 물었다.

이때 오 후보는 준비한 판넬을 보면서 "월평균 임대료가 24만원이 돼 있다"고 했다. 박 후보가 "24만원으로 돼 있다고요?"라고 재차 묻자 오 후보는 "165만원 곱하기 15%하니까 24만7500원이 나옵니다"라고 그제야 답을 했다. 사전에 내용을 제대로 숙지 못해 빚어진 실수로 해석된다.

양측 지지자들은 토론 후 상대 후보의 말실수를 부각하며 말꼬투리를 잡았다. 박 후보 지지자들은 오 후보의 '임대료 발언' 가운데 24만원이라고 말한 것을 부각하며 "24만원이면 고시원에서 라면 먹을 수 있다", "버스비 70원 임대료 24만원 서울은 어디냐" 등으로 공격했다.

오 후보 지지자들은 박 후보의 '집 없는 설움' 발언을 "집을 아예 빼앗아버리는 것이냐", "(집값을) 더 폭등시키겠다는 건가"라며 비꼬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