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캠프 "AI 번역업체 아냐, 한류 콘텐츠 자막수요로 일자리 는다"
국민의힘 "개그콘서트 왜 망했는지 알겠다…청년일자리 킬러"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통번역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의 동영상 자막제작 플랫폼 스타트업을 일자리로 추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야당의 비난을 샀다.
박영선, 통번역생에 'AI 플랫폼' 소개 논란…野 "타노스냐"
YTN 보도 영상과 박 후보 캠프가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박 후보는 지난 26일 이화여대 앞 유세에서 통역대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만나 "제가 일자리를 하나 소개해드리겠다"며 스타트업 '보이스루'를 소개했다.

이 업체는 먼저 AI가 한글 자막을 생성하면, 클라우드 소싱 방식으로 번역가들이 참여해 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박 후보는 "번역을 올리면 그중 AI가 제일 흐름에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채택한다"며 "(통번역 인력을) 직원으로 고용하면 임금 부담이 굉장히 있는데, 플랫폼으로 하면 번역료도 여러 사람에게 기회가 골고루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캠프 측은 입장문을 내고 "박 후보가 언급한 업체가 'AI 번역 업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1천500명 이상의 번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AI 기반 크라우드소싱 자막제작 플랫폼'이다"라고 해명했다.

캠프는 "유튜브를 비롯해 한류 콘텐츠의 인기가 늘어나며 외국어 자막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번역가들에게 좋은 기회여서 소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캠프 관계자는 "흔히 AI 번역을 하면 통번역 영역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지만, AI 결과를 만드는 '딥러닝' 기술을 위해서는 사람의 번역 결과들이 필요하다"며 "플랫폼을 통해 생태계가 조성되면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박영선, 통번역생에 'AI 플랫폼' 소개 논란…野 "타노스냐"
국민의힘은 박 후보의 발언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영화 '어벤져스'에서 우주 생명의 절반을 날려버리는 악당 '타노스'에 박 후보를 비유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본부장은 "일자리를 모두 반으로 결딴내는 것이 꿈이 아니라면, 가는 곳마다 무인점포니 통번역 AI니 이런 말을 할 수가 없다"고 비꼬았다.

허은아 의원은 "이러다 식당에서 일하는 어머니들께 식기세척기 설치해드린다고 하고, 세탁소 사장님들께 스타일러 설치 공약을 발표하겠다"며 "주옥같은 멘트를 들으니 개그콘서트가 왜 망했는지 알겠다"고 썼다.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AI로 나무에 물 주는 수직공원 타령하더니, 급기야 또 AI 번역기 말씀"이라며 "영혼 없는 AI 후보의 헛소리"라고 직격했다.

중앙선대위 박기녕 부대변인은 "청년 일자리 킬러"라고 논평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업무 체험을 한 후 점주에게 "야간에 무인스토어로 운영하면 좋지 않겠냐"고 발언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박 후보 캠프는 야간 무인편의점에 대해 "점주와 종업원의 규약을 통해 일자리 축소 없이 근로시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동일 임금을 보장하는 형태"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