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엔 30조원 신공항보다 8조원 지하터널 뚫는게 낫다"
정규재 자유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사진)는 24일 “이재명 경기지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여야 대선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폐기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도화동 자유민주당 당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선거용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후보는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 중 유일하게 가덕도신공항을 반대하고 있다. 이유를 물어보자 “노무현 정권에서 처음 시작된 가덕도신공항 프로젝트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등을 거치면서 반복과 재추진을 거듭한 끝에 부산 지역 홀대의 상징, 오래된 숙원 사업처럼 돼 버렸다”며 “하지만 공항 운영의 안전성, 건설의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부산시 재정 측면에서도 신공항 건설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불확실한 30조원짜리 신공항 대신 부산의 동서남북을 관통하는 4개 지하터널을 추진하는 게 낫다”며 “8조원이면 부산시의 고질적인 교통체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 후보는 이런 신공항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는 주원인 중 하나가 부산의 토목·건설업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지역 경제에서 토목·건설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관 주도의 사회간접자본(SOC)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편향된 정치세력과 각종 규제 등으로 부산 지역에서 장사로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은 토목과 건설업뿐”이라며 “그러다 보니 신산업을 찾지 못하고 부동산 경기에만 의존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출마 전 보수진영 대표 논객으로 활약했던 정 후보는 최근 야권의 재·보궐선거 경선 결과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을 내비쳤다. 정 후보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보다는 중도진영 확장성에 강점을 가진 정치인”이라며 “문재인 정권이라는 ‘거악(巨惡)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그보다 덜한 ‘악당’과는 손잡아도 좋다는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보수진영에 필요한 개혁이 지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