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 관련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는 19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같은 당 이태규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을 듣고 (내용을)이해할 수 없었다"며 "어떤 안(案)을 100% 받아들인다는 것인지 불투명해졌다. 새롭게 협상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이번 주말부터 (여론)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22일)에 단일후보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판단이 든다"며 "말만 '다 수용한다'고 했지,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이태규 사무총장의 백브리핑 내용으로 더욱 혼란스럽다"며 "백브리핑을 보니 경쟁력 부분은 받겠다는데, 적합도는 그새 사라졌다. 유·무선전화 반영 비율도 협상하겠다는데 무언가를 받겠다는 게 아니라 협상하겠다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는 안철수 후보가 표현한 대로 '김종인 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당과 제가 협의한 '국민의힘 안'이 있을 뿐이다. 앞으로 그런 표현은 삼가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음은 오세훈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

국민 여러분의 단일화 염원 정말 강하시다. 저 역시 단일화를 반드시 이루는 게 목표다. 정권교체를 열망하시고 그리고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서, 서울시를 그 시작점으로 삼는 데 동의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그 희망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저는 어제도 생중계 티브이 토론 입장 전에 실무협상팀 세 분께 원칙 있는 단일화를 꼭 이뤄달라 그리고 여론조사방법에 있어서 좀 융통성 갖고 임해주시면 좋겠다. 취지의 당부 말씀드렸었다. 그런데 토론회 마치고 나와보니까 안철수 후보 측에서 유무선 배합비율에 대해서 저희가 생각하기엔 여론조사 원칙에 좀 어긋나는 입장을 계속해서 견지하셨기 때문에 협상이 결국 결렬됐다는 보고의 말씀을 들었다.

참으로 안타까웠다. 저 개인적으로는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어제 저녁때 안철수 후보와 문자를 나눴고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전화를 드렸다. 아침에 좀 후보 등록 전에 뵙고 싶다는 차원이었고 그래서 오전에 9시30분에 만나게 됐다. 만나 뵀는데 오늘 만남에서 제가 단일화 협상을 중단시켜서 절대 안 되니 계속하자는 말씀 주셨다. 법정 선거운동 일이 25일이다. 선거일 이전에 24일 이전에 반드시 타결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드렸고 그 부분에 대해선 원칙적 합의의 내용이 대화가 있었다. 그런데 헤어지고 나서 잠시 후에 바로 이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께서 기자회견을 하셨다. 그 기자회견 내용과 그 직후 있었던 안철수 측의 협상팀장인 이태규 사무총장의 백브리핑 내용을 듣고 제가 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두 기자회견과 백브리핑 내용을 종합해보면 새롭게 협상의 재개를 요청한 정도에 불과할 뿐이지 새로운 걸 뭘 저희 안을 다 받아들인다는 표현을 안철수 후보가 썼는데 어떤 안을 백 퍼센트 받아들이는지 불투명해졌다. 이태규 사무총장이 그동안 그런 행태 여러번 해왔다는 보고 받았는데 오늘이 그 결정판이다. 저희로선 다시 협상 계속하자 재개를 요청한 정도의 내용일 뿐이고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판단이 든다. 안철수 후보가 표현할 때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방식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 수용의 정도가 어느 정도까지인지가 말씀만 수용한다고 했지 구체적 내용이 없는 상태다. 이태규 사무총장 백브리핑 내용 때문에 더욱더 내용이 혼란스러워졌다.

백브리핑 들어보니 경쟁력 받겠다고 했고 적합도는 사라져버렸다. 유무선 비율도 협상하겠다고 하고 받은 게 아니다. 안철수 후보 수용 정도가 어디까지인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우리당엔 안철수 후보 표현대로 김종인 안과 오세훈 안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 국민의힘 후보 오세훈으로서 당과 오세훈이 합의한 국민의힘의 당의 안이 있을 뿐이다. 앞으로 그런 표현 삼가셨으면 좋겠다. 어쨌거나 어떤 안 받으신다는 건지 분명히 해주셨으면 좋겠다.

국민의 열망을 알기 때문에 우리도 당연히 그러한 안에 대해 최선 다해서 응하도록 하겠다. 우리 두 후보는 그동안 참으로 깊은 고민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가졌다. 저는 여론조사의 원칙들이 지켜지길 바랄 뿐이다. 지금은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죄송한 마음으로 후보 등록에 임해야 하는 후보로서는 송구스러운 날이다. 이런 날 안철수 후보님의 의견이 다르고 이태규 사무총장의 의견이 다른 일로 국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위로해드리기가, 국민들의 섭섭한 마음을 위로해드리는 게 정말 필요한 때인데 결과적으로 이런 혼란상이 야기가 돼서 정말 후보의 한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우리에겐 정권심판이라는 지상 가치만이 있을 뿐이다. 단일화를 이뤄 정권교체 교두보 마련하란 국민 여러분의 열망, 그리고 문재인 정권 실정에 분노하는 국민 여러분의 지상명령 반드시 따르겠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오늘 아침 안철수 후보와 대화 나눈 거처럼 법정선거일 이전에 당연히 단일화를 이뤄서 국민 여러분 여망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누가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그 단일화 과정서 후보 되지 못한 후보는 최선 다해 선거운동 돕고 당선될 수 있도록 하자는데 오늘 아침 의견의 일치를 다시 봤다. 그 점만큼 믿어주셔도 좋겠다. 정말 진심으로 이른 시일 내에 단일화 타결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감사하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