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삐걱거리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사진)이 국민의힘 측 제안을 전격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안철수 후보는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당초 지난 17~18일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이날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유·무선 전화' 반영 방식과 비율을 둘러싸고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진 끝에 '단일후보 등록'에는 실패했다.

오세훈 후보는 유선 반영을, 안철수 후보는 100% 무선으로 진행하자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안철수 후보가 유선 반영을 수용키로 한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번 주말 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22일)에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 오는 28일 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선거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다음은 안철수 후보 입장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입니다.

어젯밤은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후로 가장 긴 밤이었습니다. 후보 등록 전에 반드시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면서도 이 자리에 서 있을 제 모습을 상상하면서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시민 여러분, 면목이 없습니다. 지금 야권을 지지하시는 국민들께서는 저 안철수나 오세훈 후보님의 개인 승리를 바라시는 게 아닙니다. 오직 야권이 이기는 것만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래야만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저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국민들의 염원을 알기에 저는 출마선언 때부터 저와 안철수 개인이 아닌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조속한 단일화만이 유일한 방안입니다. 그래서 김종인 위원장과 오세훈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습니다.

제게 불리하고 불합리하더라도 단일화를 조속히 이룰 수 있다면 감수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의 선택과 평가에 맡기겠습니다. 제가 이기는 것보다 야권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고, 단일화에 대한 국민약속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오세훈 후보 측이 제안한 안을 수용하는 만큼 실무적 부분에서 도 큰 이견은 없을 겁니다. 이번 주말 조사에 착수하면 월요일에 결정할 수 있을 겁니다. 단일화를 조속히 마무리 지어 28일 용지 인쇄 전날이 아닌 25일 공식선거일부터 단일후보가 나서도록 해야한다.

그게 등록일 전까지 단일화 이루지 못한 데 대한 서울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누가 유리하니 불리하니 그런 이야기 하지 맙시다. 야권 단일후보가 누가 되든 그 후보가 이기면 야권 모두가 이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와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모두 야권승리란 국민 염원과 시대 명령을 받들 책임이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같은 꿈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합니다. 서로의 차이와 그간의 감정은 모두 잊고 오직 야권의 승리를 위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국민의 보고 계십니다. 역사가 기록할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2021년 4월 7일을 대한민국의 민주와 법치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위한 첫 출발일이 될 수 있도록 제 모든 걸 걸겠습니다. 다시는 독재의 암흑이 국민을 두렵게 하는 일이 없도록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자들을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 모두 함께 갑시다. 고맙습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