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4·7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에 대해 "저쪽(야권)이 문재인 정부 못 흔들게 하고 우리는 재집권을 만들 징검다리가 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유튜브 '시사타파TV'·'개국본TV' 방송에서 "보궐선거가 없으면 대선까지 아스팔트 길을 달리면 되는데 보궐선거 때문에 자갈길로 들어서느냐, 포장길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LH 토지분양권 (문제)까지 생기는 바람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허탈해하는데,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며 "위에는 맑아지기 시작했는데 아직 바닥에 가면 잘못된 관행이 많이 남아있다. 그런 것까지 고치려면 재집권해야 그런 방향으로 (제도가) 안정되게 오래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조순·고건 때는 그런 비리 없었는데 오 후보가 시장되니 처가 가진 땅을 그린벨트 풀어서 36억원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여당 책임론이 불거진 박원순·오거돈 사태 등에 대해서도 '우리도 잘못한 게 있지만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예상했나' 등의 발언으로 돌발 변수로 치부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강한 어조로 야권의 후보들을 평가하고 비판했다.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옛날에는 상층부가 단일화하면 밑에서 따라갔는데, 요새는 그것과 관계 없이 유권자가 단일화돼야 한다"며 "그런데 저렇게 싸우면 유권자가 어떻게 단일화하나. 감정이 상했다. (야권 단일화는) 별 의미가 없다"고 평했다.

오 후보에 대해선 "완전히 MB(이명박 전 대통령 키즈다. MB는 국가를, 오세훈은 시를 상대로 해 먹었다"며 "오 후보는 또한 시 행정을 하려고 시장이 된 게 아니고 시 이권을 잡으려고 (시장을) 했다. MB가 정권을 잡으려고 한 게 아니고 이권을 잡으려고 한 것이다. 심보는 똑같다"고 주장했다.

야권 단일화를 놓고 줄다리를 하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해선 "남의 당이나 기웃거리기나 한다. 뿌리가 있는 생화야말로 생명력이 있는 것"이라며 "뿌리 없는 조화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꽂아놨다 버리면 그만"이라고 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할 거리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1위를 휩쓸고 있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는 "대꾸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대로 된 법률가가 아니다"며 "무얼하든 개의치 않지만, 정치를 한다면 땡큐"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언어를 두고서 검사가 아니라 '깡패의 언어'라고도 했다.

재보궐선거를 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해선 "여론조사는 기술적인 방법으로 장난을 많이 친다"며 실제로 지난해 총선을 치르면서 해보니깐 거의 3분의 2는 장난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깐 그런 것에 속고 낙담하면 안 된다. 선거는 20일 남았다. 사전투표를 하면 안 할 때보다 투표율이 최대 8%까지 높아진다"며 "그 투표에선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긴다. 180석을 얻는 지난 총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끈 뒤 8월 퇴임했다. 그간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다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등장했다. 그는 "선거에 도움이 되기 위해 나섰다. 간접 지원하는 일을 이번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방송 출연 이유를 밝혔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