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사진)·국민의당 안철수(사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실무협상팀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정양석·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이끄는 양측 실무협상팀은 16일 오후 1시30분부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장장 8시간 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합의의 '마지노선'인 오는 17일 오전 회의를 다시 열어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날도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19일 이전 단일화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후보 등록 마감 전에 단일후보를 선출하려면 늦어도 17일 낮부터는 여론조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단일화 여론조사의 소속 정당·기호 표시 여부, 적합도·경쟁력 등 조사 문항, 조사 대상 전화번호의 유·무선 비율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무선 비율이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유선 전화 조사는 보수 정당에, 무선조사는 중도·진보 정당에 유리하다. 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 사무총장은 "내일 (협상이) 잘 될 수도 있지만 각 당의 입장을 비교하면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사무총장 역시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각각의 절충 의견을 제시했는데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정 총장의 말씀에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 캠프의 황방열 부대변인이 16일 서울시장 당선 시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를 향해 "갈지자걸음을 반복하다 처음에 표방했던 '새정치'는 증발해버리고, 보수·수구 세력의 정치체인 국민의힘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고 비판했다.황방열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적폐'로 가는 안철수 후보의 '새정치' 방랑기다. 가히 족탈불급(足脫不及, 맨발로 힘껏 뛰어도 따라잡을 수 없다)"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그러면서 그는 "오늘(16일) 안철수 후보 기자회견을 보니 지난 10년간 한국 정치사가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면서 "10년 전 우리 사회에는 ‘새정치’를 내건 ‘안철수 신드롬’이 일었다"고 회고했다.이어 황방열 부대변인은 "이후 안 후보는 세 번 창당하고, 자신이 만든 당에서 두 번 탈당하고 한 번 합당했다. 이제 급기야 두 번째 합당을 선언했다"면서 "지난 10년간 이렇게 어지러운 행적을 보인 정치인이 그 외에 누가 또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황방열 부대변인은 "오늘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이전의 창당과 탈당, 합당을 능가하는, 황당한 수준이라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라면서 "아무리 단일화를 앞두고 마음이 급하다 해도, '입당할 테니 서울시장 자리를 달라'는 애원 아닌가"라고 비꼬았다.그러면서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까지는 ‘나는 중도’라고 계속 국민들을 속이겠다는 것인가"라며 "2017년 대선 때 '내가 MB 아바타입니까'라고 외치던 정치적 미숙함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그는 "국민의힘은 당연히 '왜 단일화 이후인가, 바로 지금부터 추진하라'고 압박하고 나왔다. 이같은 진퇴양난은 안 후보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보궐선거 후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대통합을 강조해온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보수층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오 후보는 “진정성이 있다면 당장 추진하라”며 ‘선(先)입당, 후(後)합당’을 촉구했다.안 후보는 16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장이 돼 국민의당 당원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놓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민의힘 측의 합당 요구에 부정적인 뜻을 밝혀온 안 후보가 17일 시작될 경선 여론조사를 앞두고 본격적인 보수 표심 공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단일후보 여부와 상관없이 합당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오 후보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즉각 합당’을 요구했다. 그는 “야권 통합의 절박함이 단일화 여부에 따라 줄었다가 늘어나기도 하는 것이냐”며 “바로 지금, 오늘부터 추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입당, 후합당’이라는 신속한 방법이 있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는) 입당하라고 할 때는 국민의힘 기호로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한 사람”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드러냈다.두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맞붙은 TV 토론에서도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오 후보는 “안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텐데 (안 후보와)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대위가 원활하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이라도 (안 후보가) 입당을 결심한다면 여론조사 문항을 안 후보가 원하는 쪽으로 양보하겠다”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2번(국민의힘 기호)과 4번(국민의당 기호)이 한마음이 돼야 이길 수 있다”며 사실상 입당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단일후보가 되면 김 위원장을 찾아뵙고 제발 도와달라고 부탁드릴 것”이라고 했다.오 후보는 또 국민의당 의석수가 세 석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안 후보가 몸담은 정당의 의석수가 계속 줄어드는데 축소지향적 리더십이 우려된다”며 “과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포함한 야권 대통합을 이뤄낼 능력이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안 후보는 “내가 편하게만 정치했다면 떠나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며 “그 경험으로 사람들을 더 잘 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 후보는 오 후보의 처가가 소유했던 서울 내곡동 땅과 관련한 투기 의혹을 꺼내들었다. 안 후보가 “제대로 된 해명이 없다면 야권 선거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공세를 취하자 오 후보는 “해당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포함되는 데 관여했다면 바로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오 후보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무상급식에 대해 “아직도 반대하느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오 후보는 “어려운 집 아이들에게 더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제 철학”이라면서도 “이미 시작된 사업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이날 양측 단일화 협상팀은 여론조사 문구 등 쟁점 사항을 두고 마라톤 회의를 벌였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합의의 ‘마지노선’인 17일 오전 회의를 다시 열어 담판을 시도할 예정이다.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선관위 후보등록 마감일인 19일 이전 단일화가 어려워진다.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