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미얀마에서 군부가 한국산 최루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미얀마에 군용물자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 머무는 미얀마인들에게는 사태 안정시까지 특별 체류 허가를 발급한다.

외교부는 12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과 경찰 당국의 무력 행사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2014~2015년 미얀마에 수출한 사례가 있는 최루탄 등 시위 진압에 쓰일 수 있는 군용물자의 수출이 전면 중단된다.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 허가도 엄격해지고 위탁 교육 등 국방 및 치안 분야 신규 교류·협력도 중단된다.

앞서 해외 비정부기구(NGO)는 미얀마 현지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한국산 최루탄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국의 무기 거래 조사단체 오메가리서치재단은 지난 4일 단체의 SNS 계정을 통해 미얀마 노스 오칼라파에서 발견된 최루탄 발사체와 카트리지가 한국산 제품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생산된 최루탄 발사기 또한 미얀마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90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미얀마와의 개발협력 사업도 전면 재검토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 건설 사업과 경제협력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는 우선협력 대상국으로 지정돼있어 상당한 규모의 국내 공적개발원조(ODA)가 제공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세안(ASEAN)과 비교해 한국의 조치가 빠른 편”이라며 “민생과 직결된 사업은 계속하고 개발협력 사업의 재검토 결과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미얀마 특별보고관은 11일(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보안군이 미얀마 군부의 인지 아래 민간인을 상대로 살인과 감금, 박해, 기타 범죄를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데타 발생 이후 최소 70명이 살해되고 20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3만명 가까이 되는 국내 거주 미얀마인들에 대한 인도적 특별 체류 조치도 시행한다. 체류기간 연장이 어려운 미얀마인들이 자국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계속 체류를 희망할 경우 임시로 허용하고 체류기간이 만료된 미얀마인들에 대해서도 강제출국을 지양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잠정적인 조치들인만큼 국제사회가 촉구하고 있는 민주주의 회복 과정으로 돌아가는지가 관건”이라며 “국제사회와 공동 보조를 맞추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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