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권역별 개발을 핵심으로 하는 교통·인프라 공약을 내놨다. 이들 정책 대다수는 경기 부양 목적의 중장기 대책이라는 평가가 많다. 1년 남짓 임기에 걸맞은 공약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1개 권역별 맞춤형 클러스터를 제안했다. 핵심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 연관 정책이다. 서울을 21개로 쪼개고, 권역별로 교통, 직장, 교육, 보건·의료, 쇼핑, 여가, 문화 등의 인프라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강·남북 교통 시설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북의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과 고속열차(KTX) 노선을 연결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부고속도로 구간 중 양재에서 한남까지 지하화한 뒤 상부를 공원과 주택용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강·남북, 권역별에 이어 각 구의 개발 정책 등 대규모 교통 인프라 정책을 내놨다. 핵심 개발지로는 용산을 꼽았다. ‘용산개발청’을 설립해 용산 주한미군 기지 부지 아래에 대규모 교통거점(링킹파크)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주요 간선도로 6곳 일부 구간을 지하화해 지상 교통량 감소 효과를 노리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놨다.

GTX-B(마석~송도국제신도시) 노선과 GTX-C(덕정~수원) 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역을 수도권 광역교통허브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융합경제 혁신지구 10곳을 선정해 구역별 맞춤형 사업 혁신 지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국철 전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 공간에 서울형 테크시티 6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은 모두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맞춘 교통·인프라 공약을 내놨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신공항과 연계되는 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부산을 글로벌 물류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시속 300㎞에 달하는 ‘어반루프’를 도심 교통에 활용, 신공항을 포함해 부산을 15분 내에 왕래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교통·인프라 전문가들은 여야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최대 20년 이상 걸리는 중장기 개발 사업 위주라며 1년 임기 맞춤형 공약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경우 버스중앙전용차로 완전 도입, 서울역·노량진 역세권 개발 지원 등 단기간 실현 가능한 공약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여야 후보가 내놓은 도로와 철도 지하화 등의 교통·인프라 정책들은 투자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