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은 ‘유치원 무상급식’(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서부터 ‘600만원 출산지원금’(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까지 복지 공약을 전방위로 쏟아내고 있다. 아동·노인 분야는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생활밀착적 분야인 만큼 현금 지원 등을 내세워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엄마 같은 여성시장’을 강조하는 박영선 후보는 아동과 노인 분야에서 모두 무상급식 카드를 내밀었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무상급식을 유치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노인 대상 무상급식 시스템 구축도 약속했다. 과거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각을 세우면서 ‘복지 시장’의 면모를 강조하는 전략이다. 서울시 280개 유치원에 무상급식을 시행할 경우 연 83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된다. 인건비·조리시설 지원 금액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

경쟁자인 오세훈 후보는 365일 24시간 보육서비스를 공약했다. 과거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었던 시절 추진했던 내용으로 이번에 당선되면 이 정책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노인 공약으로는 의료비 외래 정액제를 개편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진료 1건당 2만5000원이 넘는 노인 의료비의 본인부담률이 30%인데 이를 정액화하면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공약은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협의가 필수여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계 등 이해당사자들과의 조율도 필요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는 ‘손주돌봄수당’이라는 파격 정책을 내세웠다. 손자를 돌보는 어르신들에게 손자 한 명당 월 20만원, 두 명 이상을 돌보는 경우 최대 총 4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요 예산은 연 1500억원가량. 안 후보 측은 서울시 예산에서 일부 조정하면 추가 재원 마련 없이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서울 시립 실버케어센터를 확충해 입소할 수 있는 노인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장 후보들은 더욱 직접적인 현금 지원책을 꺼내들었다.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현재 만 7세까지 지급되는 아동수당(월 10만원)을 만 18세 청소년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아동에게 입학준비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남성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할 경우 3개월간 50만원의 육아휴직 지원금을 준다고 했다. 노인 대책으론 황혼여행 지원 공약을 내세웠다.

박형준 후보는 첫 아이를 출산하면 300만원, 둘째 아이부터는 600만원의 지원 혜택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출산 후 부모가 쓰는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와 별개로 산후조리원비도 최대 5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 노인들을 위한 복합 힐링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