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등과  면담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등과 면담을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LH 직원들은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을 겁니다."

충격적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후 파문이 커지고 있다.

MBC에 따르면 변창흠 장관은 "정황상 개발정보를 알고 토지를 미리 구입했다기보다는 신도시 개발이 안될 걸로 알고 취득했는데, 갑자기 지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 측은 "변창흠 장관은 그 간 여러 차례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투기 행위는 '직업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LH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방송이 보도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일 변창흠 장관을 불러들여 "추후에라도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질타했다.

LH 직원들이 사전 투기를 했던 당시 변창흠 장관은 LH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따라서 국토부에서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와 관련해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변창흠 장관이 LH 직원들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게 아닐 것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모르고 샀는데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본격 시작도 못한 조사에 벌써부터 결론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투기의도가 없었다’, ’우연히 내 땅에 신도시가 들어왔다’ 이 정부의 셀프 조사가 노린 의도가 드러난 셈이다"라며 "총리는 전현직 공직자, 배우자, 직계 존비속까지 대대적으로 조사한다 한다. 3기 신도시 전체에 걸쳐 수만 명을 대상으로 단 며칠 안에 끝내겠다는 것이다. 자진신고 받겠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일부가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서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업무에서 전격 배제됐다.  사진은 3일 오후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겨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일부가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서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업무에서 전격 배제됐다. 사진은 3일 오후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밭에 묘목들이 심겨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발본색원하겠다는 이 정부는 재보궐 선거를 앞둔 서울시 관계자, 청와대, 국회 국토교통위 관계자를 미리 제외해드리는 예우를 빼놓지 않았다"면서 "민주당 시의원인 엄마를 잘 둔 20대 딸, 오거돈 전 시장 일가, 권력실세의 로또 투기가 드러나고 있음에도 성역을 두는 이 정부의 ‘고무줄 조사’에 국민들은 헛웃음을 지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투기 실체가 드러날까 두려워 감사원, 검찰을 피하는 ‘끼리끼리’ ‘깜깜이 조사’는 국민을 배신감에 절망하게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한 점 의혹을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검찰과 감사원에 수사의뢰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은 LH 직원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사전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변과 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사 직원과 배우자, 지인 등 10여명은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내 약 2만3028㎡(7000평)의 토지를 사전에 매입한 의혹을 받는다.

100억 원 중 58억 원은 대출까지 받아가며 마련했으며 일부 토지에는 최근 집중적인 나무심기 공사가 진행됐다. 토지 보상가를 높이기 위한 전형적인 수법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수조사는 총리실이 지휘하되, 국토부 합동으로 충분한 인력 투입해 한점 의혹 남지 않게 강도높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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