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법안에 공개 반발하며 사퇴하자 여권 정치인들은 일제히 사퇴 의미를 깎아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총장이 사퇴한 지난 4일 공식 논평을 통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 총장은 오직 검찰에만 충성하고, 이를 공정과 정의로 포장해 왔다.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검찰총장"이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검찰 개혁에 반대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무책임한 사퇴로 검찰 위상은 더 훼손됐고, 검찰 개혁 필요성만 강화됐다"고 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 총장 사퇴는 야당발 기획 사퇴"라며 "사퇴마저도 정치적 쇼로 기획해 '정치 검찰의 끝판왕'으로 남았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도 "이제 누구를 만나고 어딜 가고 인터뷰하고, 그렇고 그런 수순을 밟아나가겠다"며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을 타산지석 삼아 일정 기간 잠수 타고 나서 (대선 출마)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다. 참 염치 없고 값싼 사람"이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검찰총장이란 직을 이용해 개인적인 정치적 야심을 채웠고, 거짓말을 일삼는 양치기 검사, 최악의 정치검사였다"고 맹비난했다. 신정훈 의원도 "저는 오래도록 윤석열씨를 검찰주의자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윤석열 씨는 검찰조직을 남달리 사랑하는 검찰주의자가 아니라 그냥 극도의 이기주의자였다"라고 했다.

신정훈 의원은 "공직 관점에서 보면 역사상 최악의 정치검사였다. 그는 '방약무인의 관종(관심종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면서 "더 이상 그 이름을 언급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관심을 갈구하는 파렴치한 인간에게 가장 큰 형벌은 무관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홍영표 의원도 "윤 총장은 '법치 파괴' 등 궤변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대통령이 지켜주려 했던 임기마저 정치 이벤트를 위해 내던졌다"고 했고, 우원식 의원 또한 "윤석열은 제2의 황교안이 되려고 하느냐"고 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판검사 즉시 출마 금지법'(1년간 제한)과 사퇴 시점을 연결한 해석도 나왔다. 이 법안을 발의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직 통과되지도 않은 법안 때문에 (윤 총장이) 오늘을 택한 건 아니겠지요?"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