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사의를 표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정계 진출 선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도 국민의힘에도 합류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그동안 윤석열 총장 옹호 발언을 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와 '제3지대'에서 손을 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박·박근혜 구속했던 윤석열, 국민의힘행은 무리 관측

윤석열 총장은 지난 4일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같은 날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유력 대선 주자로 올라선 윤석열 총장이 사실상 '정계 진출 선언'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빼앗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윤석열 총장이 공식 입장 표명을 한 지난 4일 국민의힘은 오세훈 후보를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오세훈 후보 역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의 사퇴를 두고 "약간 아쉽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윤석열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향할 것으로 보는 분석은 많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같은 충청 출신의 5선 정진석 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대적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는 손 잡을 수 있는 여지가 많아보인다. 안철수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강조하면서도 국민의힘 합당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윤석열 총장과 안철수 후보가 결합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주호영·정진석 러브콜에도…'제3지대 행보' 유력

안철수 후보는 최근 연일 윤석열 총장에 대해 언급해왔다. 윤석열 총장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가 공개됐을 당시 이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2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는 "(윤석열 총장이) 지난해부터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러워서 여러 응원 메시지도 많이 보냈다"며 "야권 지지자들이 마음을 둘 데가 없다가 그분께 모였지 않느냐. 정치인들이 그걸 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야권 지지자 분들이 기대하기 때문에 야권 인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이어 "윤석열 총장이 여주지청으로 좌천되어 힘들 시기에 한 번 같이 밥을 먹었다. 그래도 자신은 검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하더라"며 "아마 저도 그랬지만 그분도 서로 호감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석열 총장이 사실상 정치 선언을 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