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성 앞세운 뒤집기 역부족…"박원순 롤모델" 발언 논란도
'총선 불출마' 배수진에도…우상호, '민심의 벽'에 고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1일 4·7 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서 큰 격차로 패배했다.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맏형격으로 4선 국회의원이자 2016년 원내대표를 지낸 우 의원은 지난해 12월 여권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우 의원은 "저의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며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옛 박원순계인 박홍근 기동민 천준호 의원을 비롯해 김영주 진선미 김영호 박용진 이해식 의원 등 서울지역 현역의원들과 시·구의원들의 응원이 이어지면서 조직 면에서는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경선 레이스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에게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뒤처지자, 친문(친문재인)·진보 성향의 핵심 지지층에 어필하는 선명성 전략에 주력했다.

우 후보는 훈훈했던 '남매 모드'마저 깨고 박 후보의 정책 공약을 정면 비판하며 추격 의지를 다졌다.

이 과정에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롤모델'로 표현했다가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하는 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끝내 인지도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우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박 후보에 7대 3의 큰 표차로 패배하며 상당한 내상을 입었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36.46%를 확보하면서 그나마 지지세를 확인한 것은 위안거리다.

2018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이어 두 번째로 고배를 마신 우 의원은 당분간 의정활동에 주력하며 다음 카드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과 맞물려 있는 지방선거에 재도전하면서 재기를 노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우 의원은 경선 발표 후 입장문을 내고 "이제 더 큰 싸움이 남았다.

우리는 하나가 될 때 이겼다"며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서 오직 민주당 승리의 길에 우상호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