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반대 안 하면 직무유기"
문 대통령 "곤혹스러움 이해하지만 역할 의지 가져야"
野 "이런 노골적인 선거개입 처음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2021.02.25.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종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하고 있다. 2021.02.25.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종근 기자

국토교통부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이 '공무원 의무'에 위반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통해 가덕도 신공항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국토부가 역할에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사실상 사업 강행을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가덕도 인근 해상 선상에서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본 후 관련 보고를 받고 "(국토부의) 그 곤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가덕신공항은 기획재정부부터 여러 부처가 협력해야겠지만, 국토교통부가 '역할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덕신공항 논의는 2002년 백수십 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김해공항 돗대산 민항기 추락 사고가 출발"이라며 "신공항 논의의 근본은 안전성에 있다. 더 나아가, 사업을 키워 동남권 지자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제2 관문공항의 필요성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의 피폐함과 인천공항을 지방의 1000만명이 이용하는 불편함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며 "물동량 면에서도 초정밀 사업이 발전할수록 항공물류의 중요성이 커진다. 항공물류의 역할이 키워질 필요가 있고, 철도 종착지인 부산에 관문공항을 갖추면 육·해·공이 연결되면서 세계적 물류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덕신공항을 조기 실현시키려면 국토부가 이에 대한 공감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재차 독려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일부 언론에서 마치 국토부가 가덕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춰져 송구하다"며 "국토부의 분석 보고서는 당초 발의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의 내용 중 사전타당성 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창흠 장관은 "현재는 국토교통위 심의 과정에서 사전타당성 조사 시행이 반영되는 등 관계기관 이견이 해소됐다"며 "내일 법안이 통과되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한 뒤 해양대학교 실습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02.25.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종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어업지도선을 타고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시찰한 뒤 해양대학교 실습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02.25.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종근 기자

국토부는 앞서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안정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을 들며 신공항 방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거듭나려면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춰야 하고 이 경우 사업비가 28조7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담았다. 현재 부산시가 추산하는 예산(7조5000억원 가량)의 무려 4배에 달한다.

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성실 의무 위반(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 "지금까지 이런 노골적 '선거 개입'은 없었다"며 반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부산시장 선거를 40일 앞두고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 경제부총리와 국토부 장관, 부울경 단체장을 대동하고 가덕도에 나타났다"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 개입 혐의로 국회 탄핵까지 당한 이래 역대 대통령의 주요선거 직전 지역 행보로 숱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선거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