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거부할 권리'를 강조하며 밝힌 퀴어축제에 대한 소신 발언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도 호응하고 나섰다. 김종인 위원장이 평소 안철수 예비후보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던 만큼 이번 안철수 예비후보의 소신이 보수 진영을 자극하면서 김종인 위원장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도심 퀴어축제와 관련해 "상당수 거부반응이 있어 공개적 장소, 소위 서울시청 광장 앞에서 그런 걸 해야 하느냐는 건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가 밝힌 '거부할 권리'에 김종인도 호응

그는 "거기(퀴어축제)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고, 찬성하는 사람도 있어서 일괄적으로 뭐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유엔 결의에 의해서도 그런 사람들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예비후보는 앞선 18일 '제3지대 단일화' 토론에서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의 질문에 축제를 도심 밖에서 여는 게 바람직하다며 "거부할 권리"를 언급한 바 있다.

한동안 동성애 이슈에 잠잠하던 정치권은 안철수 예비후보의 해당 발언 이후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였다. 개신교계 눈치를 보면서도 진보 진영 표를 의식하고 있는 여권 후보들은 눈치를 보면서도 침묵을 이어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개신교계 눈치 보며 침묵 이어가는 與 후보들

반면 안철수 예비후보가 속한 국민의당은 여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사무총장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영선·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향해 "간 보지 말고 퀴어축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치인은 소신이 있어야 하고 지도자급 정치인이라면 더욱 그렇다"며 "정치인이 어떤 현상이나 사안에 대하여 모든 것을 100% 이해하고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만 정치인은 최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소신을 밝힘으로써 유권자에게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맞다"며 "또한 자신이 어느 한쪽의 관점을 대변하더라도 상대의 다른 관점을 존중하여 서로 절충하고 조정하여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 또한 정치의 기능과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