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성 소수자(LGBTQ)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난 18일 성 소수자들의 거리 축제 행사인 '퀴어 퍼레이드'를 두고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게 발단이 됐다.

안 후보로선 당장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앞두고 보수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를 떠나 유력 정치인이 성소수 논란에 대해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히는 것은 드문 일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안철수가 깨트린 금기…'성소수' 핵심 정치이슈로 팽창하나

성소수자 문제는 동성결혼과 트랜스젠더 군복무 허용을 두고 국론분열 양상을 빚은 미국처럼 어느덧 우리나라에서도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민감한 어젠다가 돼가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대선 TV토론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가 정의당과 진보 지지층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일도 있다.

안철수가 깨트린 금기…'성소수' 핵심 정치이슈로 팽창하나

이번 퀴어축제 논쟁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실속을 챙긴 사람은 안 후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화 승리를 위한 주요 공략 지대인 보수로 외연을 넓힘은 물론이고 다른 진영에서도 밑질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전략통은 21일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은 북한, 일본, 지역 같은 정치, 외교, 출신"이라며 "친문성향 포털뉴스에서조차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안 후보 발언에 대한 지지 댓글이 많은 것에서 보듯 동성결혼과 특정종교인 병역거부가 '정치적 진보'의 이슈로 편입되기는 어려운 게 나라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민주당의 경우 지난 총선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성소수 문제만큼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

유교적 전통과 개신교 등 종교계 표심을 외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지층 내부에서 선뜻 정서적으로 포용하지 못하는 게 1차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어떻게 수용할지를 생각한다면 쉽게 결단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닌 것은 맞다"며 "하지만 국민의 보편적 정서나 인권 의식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간 것도 사실인 만큼 이번 선거 승리의 관건인 '중도층' 의식 변화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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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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