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정세균 총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해 “왜 쓸데없는 데다 힘을 낭비하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재명표 기본소득’에 맞서 ‘신복지제도’ 관련 당내 특위를 이날 발족했다.

여권 내 잠룡들이 잇달아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를 공격하고 나선 가운데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여권 대선 주자 간 복지 정책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수 지사
김경수 지사
정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은 재난지원금을 얘기할 때지, 기본소득을 얘기할 타이밍이 아니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경제가 활성화되고 잘 돌아가서 자신이 노력한 만큼 소득이 생기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고 본다”며 “일을 하지 않았는데 그냥 돈을 주는 걸 바라겠느냐”고 반문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지난 18일 한 인터뷰에서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이 지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이 대표는 자신의 대표 복지정책인 신복지제도 구상 본격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홍익표 정책위원회 의장과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을 공동위원장에 임명했다. 이 대표는 “신복지제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복지제도 대전환을 이룰 비전”이라며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당내 특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경기도청이 있는 수원을 찾아 “기본소득은 소득보전제도이고, 신복지제도는 소득뿐 아니라 주거·고용·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등 삶의 필요한 8개 영역의 기준을 충족시켜나가자는 것”이라며 기본소득 제도와 신복지제도 간의 차별점을 부각한 바 있다.

차기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며 여당 대선주자들의 ‘기본소득 때리기’는 점차 거세질 전망이다. 차기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가 기본소득 도입을 자신의 대표 복지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서다. 이 지사는 지난 1일부터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증세 없이 모든 국민에게 연 50만원씩 기본소득을 지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