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공문서 주고받지 않고 건축물 리모델링…수십년 향나무 100여그루도 '싹둑'
소유주도 모르게 옛 충남도청 훼손…대전시 "업무 전반 감사"

소유주인 충남도와 협의도 없이 옛 충남도청을 훼손한 대전시가 해당 업무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옛 충남도청 의회동과 부속 건물을 증·개축해 회의·전시 공간 등을 만드는 '소통협력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유주인 충남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시는 기울거나 배불림 현상을 보이는 담 103m를 손보는 과정에서 지난해 6월 수목 이식 계획을 수립해 울타리에 심어져 있던 향나무 172그루 가운데 128그루를 폐기했다.

향나무 수령은 70∼80년으로 추정된다.

시는 경관성과 기능성, 유지관리성, 경제성 등 이식·폐기 수목 선정기준을 토대로 보존 가치가 있는 44그루는 양묘장으로 옮겨 심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옛 도청사 내 무기고와 우체국 등 부속건물에 대한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해왔다.

옛 충남도청은 현재 충남도 소유지만 오는 7월 문화체육관광부로 소유권이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대전시는 소유주인 충남도, 문체부와 사전에 공문서를 주고받는 등의 협의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조만간 소유권을 이전받게 되는 문체부는 해당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 용역을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의 집을 제멋대로 훼손한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지난 4일 모든 공사를 중지한 뒤 문체부 등에 이 같은 사항을 통보했다.

지난 15일에는 공사 중지와 원상 복구를 요청하는 충남도 공문이 대전시에 접수됐다.

시는 2023년까지 옛 충남도청 의회동과 부속 건물을 증·개축해 회의·전시 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해당 사업은 2018년 12월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사업으로, 국비 57억원을 지원받는다.

이 공간 일부에 현재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간부가 개방형으로 임용되기 전 재직했던 사회적자본지원센터도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업무에 대한 순수성도 의심받고 있다.

이성규 대전시공동체국장은 "구두 협의 절차를 거쳤는데 문서화하지 않은 채 사업을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문체부가 활용방안을 계획할 때 소통협력 공간 사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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