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3월 방한 가능성…외교부 "우리와 조율된 상황은 아냐"
"한일관계 개선은 다른 요인과 상관없이 도모"…'미국 의식' 시각 반박
정의용·블링컨 대면에 시간 걸릴 듯…미, 코로나에 우선 집중
외교부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고위급 교류를 조기에 추진하려고 하지만,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방미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겸한 방한이 먼저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블링컨 국무장관의 3월 아시아태평양 순방 보도에 대해 "고위급 외교 교류에 대해 미국 국내적으로 여러 구상을 하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와 구체적으로 조율되거나 그런 상황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CNN은 국무부가 3월 중순 또는 후반부에 블링컨 장관의 첫 해외 순방을 계획하고 있으며 방문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령부가 있는 브뤼셀과 아태 지역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11일 보도했다.

아태 지역에서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함께 일본, 한국, 호주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 고위급은 심각한 방역 상황을 고려해 2월에는 대면 외교 교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당초 2월 방미를 목표로 했던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방미를 보류하는 등 아직 미국으로 건너가 블링컨 장관을 만난 외국 고위인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코로나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해 최소한 이번 달까지는 해외로부터의 미국 방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3월 이후 어떻게 될지는 국무부를 포함해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미일 공조를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한일협력은 그간 정부가 계속 밝혀온 기본 입장이라며 반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관계 개선은 다른 요인과 상관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일본 측과 머리를 맞대고 한일관계의 건강한 관계를 도모한다는 것으로 이 문제를 다른 정책과 관련해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을 바라는 바이든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남북관계보다 한일관계로 외교정책 우선순위를 전환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평가 내지 시각은 우리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반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용 장관은 인사청문회와 취임사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와 고위급 교류를 조기에 추진해 북미대화를 재개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피력했다.

정의용·블링컨 대면에 시간 걸릴 듯…미, 코로나에 우선 집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