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접종 시까지 요양병원·시설 방역강화" 제언도
"'11월 국민 70% 접종완료' 목표 달성에 큰 차질은 없을 듯"
AZ백신 65세 이상 접종연기에 전문가들 "불신 높일 듯"

정부가 15일 추가 자료가 확보될 때까지는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65세 이상 고령층에 접종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취약한 만 65세 이상에 대해 우선 접종이 이뤄지지 않으면 방역 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정부의 이런 결정이 오히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을 높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요양병원·요양시설 거주 고령층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없는 상태인 만큼 단기적인 접종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가장 위험한 그룹이 65세 이상이고, 특히 요양원 계신 분들은 연령과 상관없이 먼저 맞히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는데, 정부는 연구자료가 나올 때까지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면서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 교수는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결정을 냈고, 이에 의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니까 이런 결정을 내린 듯하다"면서 "그러나 어떤 백신도 의사가 알아서 유해성과 효과를 평가해서 접종하라고 (정부에서) 입장을 내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백신이) 의사 판단에 따라 써야 하는 '고위험 약물'인 것처럼 인식이 된 상황에서 질병청 입장에서 일일이 설명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 교수는 또 "유럽은 화이자 백신을 가지고 있으니, 일부 나라에서 고령층에게는 화이자를 쓰는 식으로 분배할 수가 있는데 우리는 아니다"라고 차이점을 들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도 "세계 어딜 가도 국가기관(식약처)이 이렇게 결정을 내리는 곳이 없다"며 "결정을 내려 줘야지, 의사들더러 알아서 하라면서 아무 기준이 없다"고 앞선 식약처 결정을 비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불안을 달래는 의미에서는 기다릴 수 있다고 보지만, 오히려 지금의 조치가 백신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1분기 접종) 계획이 다 어긋난다는 점에서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적어도 앞으로 한두 달 정도는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못하는 상황이니 그 사이 다른 백신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집단발병이 여전히 많은 요양병원·(시설) 내 고령자에 대한 보호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미 진행된 연구 결과가 3월 말 나온다고 해도 국내에서 검토할 수 있는 수준은 4월이 되어야 할 것 같다"면서 "(실제) 고령자 접종 가능할 때까지 최대한 고령자 보호를 위해 감염관리, 종사자 관리 등 다른 수단을 강화해야 할 듯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초기 접종에서 거두려고 했던 효과와 이득에 있어 잘 얻지 못하는 것이 있겠다"면서 "고령층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 사망자 발생, 중증 진행 등이 늘고 의료진 부하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국민의 70% 이상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장기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재훈 교수는 "집단 면역에는 큰 차질이 없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은 오는 26일 시작될 예정인데 이를 불과 10여 일 앞두고 접종 대상을 확정해 일정이 촉박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도 "이미 인프라가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모란 교수 역시 장기 목표와 관련해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하면 하루에 몇십만 명 맞히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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