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물라는 것 무는 사냥개 원했다면 날 쓰지 말았어야"
"검언유착 상당한 증거 있다더니 다 어디 갔나"
"검찰개혁 찬성하지만 현 정부 방향은 틀렸다"
지난해 2월 13일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월 13일 부산고등·지방 검찰청을 찾은 윤석열 검찰총장(오른쪽)이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를 비롯한 간부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문재인 정부에서 자신이 세 차례나 좌천된 것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보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수사에 관여하지 않았어도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권력이 물라는 것만 물어다 주는 사냥개를 원했다면 저를 쓰지 말았어야 한다. 그분들이 환호하던 전직 대통령들과 대기업들 수사 때나, 욕하던 조국 수사 때나, 저는 똑같이 할 일 한 거고 변한 게 없다"고 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이른바 ‘적폐 수사’를 총괄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19년 ‘조국 일가 수사’를 지휘한 이후 작년에만 세 번 좌천됐고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으로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검찰은 '검언유착' 사건으로 전 채널A 기자를 기소하면서 한동훈 검사장과의 공모를 적시하지 못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진실이 어디 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가진 쪽에서 벌인 공작과 선동이 상식 있는 사람들에게 막혀 실패한 것"이라며 "추미애 전 장관 등이 9개월 전에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는데, 다 어디 가고 아직 휴대전화 얘기(한동훈 검사장 휴대전화 포렌식을 못해 수사가 막혔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는지 모르겠다. 어떻게든 흠을 찾아보려는 별건 수사 의도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당시 녹취록에서 추미애 전 장관을 '일개 장관'이라 부른 것에 대해서는 "공적 인물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그 정도 비판도 못 한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국 수사와 관련 여권이 사소한 문제를 부풀렸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의 투명성, 학교 운영의 투명성, 고위 공직자의 청렴성과 정직성, 입시의 공정성, 그리고 사법 방해. 어느 하나도 사소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있는 문제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윤 총장이나 저나 눈 한번 질끈 감고 조국 수사 덮었다면 계속 꽃길이었을 것"이라며 "권력의 속성상 그 수사로 제 검사 경력도 끝날 거라는 거 모르지 않았다. 그 사건 하나 덮어 버리는 게 개인이나 검찰의 이익에 맞는, 아주 쉬운 계산 아닌가. 그렇지만 그냥 할 일이니까 한 거다. 직업윤리다"라고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현 정부의 적폐 수사를 다 해 본 한동훈 검사장은 "과거에는 '사실이면 잘못'이라는 전제하에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사실이라 해도 뭐가 문제냐'는 주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검사장은 검찰개혁에 "대단히 찬성한다"면서도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짜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 비리라도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특별한 검사가 목숨 걸어야 하는 게 아니라, 보통의 검사가 직업윤리적 용기를 내면 수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당초 검찰개혁 논의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 비리를 눈치 보고 봐줘서 국민들이 실망했던 것에서 시작된 거 아닌가? 이 정부의 검찰개혁은 반대 방향이라 안타깝다. 그 결과, 권력 비리 수사의 양과 질이 드라마틱하게 쪼그라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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