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서울 남산 둘레길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본 경선이 100% 국민여론조사로 진행되는 가운데 이른바 '빅2'로 불리는 나경원·오세훈 예비후보가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후보는 같은 날 한목소리로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제안했던 중도보수 연립정부 '서울시 공동운영'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우클릭' 우려를 받았던 나경원 예비후보는 한발 더 나아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를 만나고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에게까지 손짓하고 나섰다.

오세훈·나경원, 안철수가 던진 '중도보수 연립정부' 받았다

오세훈·나경원 예비후보는 지난 13일 연이어 안철수 예비후보가 지난달 제안했던 중도보수 연립정부에 화답하는 목소리를 냈다. 우선 오세훈 예비후보는 중도보수 연립정부를 두고 '서울시 공동운영'이라고 지칭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한 방송에 출연해 "저는 중도 우파로 안철수 예비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고 외국에도 연립정부의 실험이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예비후보의 제안에 두 달 만에 화답한 것.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경선후보자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선거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경선후보자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단일화하면 양쪽에 이미 결집된 지지세들이 혼연일체가 돼 함께 '윈-윈' 관계가 되기가 쉽지 않다"며 "서울시를 힘 모아 공동 운영하기로 합의하고 그런 형태의 단일화가 된다면 유권자들 입장에서 기대해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오세훈 예비후보의 발언 직후 페이스북에 "성공적 단일화로 선거에서 승리하면 서울시 공동 운영은 당연히 실천해야 할 기본 과제"라고 적으며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예비후보까지 아울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이를 두고 '자유주의 상식 연합' 구축이라고 명명했다.

진중권·조정훈 소환한 나경원, 금태섭과는 공개일정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 같은 발언이 있은 직후인 지난 14일 전격 금태섭 예비후보와 공개일정을 잡았다. 이들은 서울 중구 남산 둘레길을 10여 분 동안 산책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금 후보에게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제안하며 "자유가 말살된 상황에서 자유를 회복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대한민국을 상식적인 대한민국으로, 비상식에서 상식으로 바꿔주는 것이 자유주의 상식연합"이라고 설명했다. 진영 구분 없이 자유주의적이고 상식적인 정치에 뜻있는 인물들이 연합체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태섭 예비후보는 "제가 정치를 하면서 일관되게 이야기한 게 통합과 협치 정신"이라며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제안해주신 것을 대단히 반갑게 생각하고 저도 잘 생각해보고 좋은 방법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금태섭 후보에게 연락한 배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지켜본 금태섭 예비후보는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상식적인 분이다. 우리가 그동안은 당이 다르다는 이유에 메어있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정치를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생각해서 작년 여름에도 뵀다"고 설명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