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에서 양강을 형성한 나경원, 오세훈 후보가 한 치의 양보 없는 선두 경쟁에 들어간 모양새다.

두 후보는 15일 오후 같은 시각에 마포구 상암 일대에서 서울 서북권 개발 공약을 내놨다.

선거 동선과 공약이 사실상 겹치는 것을 알고도 조율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DMC에 랜드마크"…나-오, 동시에 서북권 개발 공약
나 후보는 이날 오후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연구개발 타워에서 상암 일대 정책 비전을 발표했다.

자신의 1호 정책 고문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함께 등장했다.

나 후보는 상암에 100층 이상의 랜드마크와 은평구 수색역 너머에 제2의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상암동 드론 택시 정거장 신설, 상암월드컵경기장 '가상현실(VR)-홀로그램 테마파크' 상설화 등 큼직한 공약 보따리를 풀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인사였던 진 전 장관과의 동행에는 자신의 '강성 보수' 색채를 덜어내려는 구상도 깔려있다.

진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었는데, 전화가 와서 그다음 날부터 장관으로 일했다"며 "지난 2년 동안 박원순 시장 직속 '서울혁신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캠프 합류는) 그것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DMC에 랜드마크"…나-오, 동시에 서북권 개발 공약
오세훈 후보는 같은 시각 상암동 DMC 개발 현장에 출동했다.

서울시장 재임 때 추진했던 지상 133층 규모의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월드컵대교·제물포길 등 박원순 시장 시절 계속 지연된 인프라 공사를 1년 안에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오 후보는 초선 의원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연달아 출연하기도 했다.

오전에는 전주혜·허은아 의원이 진행하는 '국회대학교' 채널에서 자신의 공약 등을 소개하는 촬영을 했다.

이어 태영호 의원과 유튜브 녹화도 진행했다.

그간 개혁 보수를 강조해온 당내 초선들에게 부지런히 '눈도장'을 찍어, 지지 기반을 미리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앞서 나 후보와 오신환 후보도 국회대학교에 출연해 같은 콘셉트로 촬영을 하며 '초선 구애'에 나섰다.

오신환 후보는 김웅 이영 양금희 윤두현 황보승희 등 초선 의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정치 토크쇼 '약최들(약한 줄 알았는데 최고인 사람들') 촬영도 했다.
"DMC에 랜드마크"…나-오, 동시에 서북권 개발 공약
주자들은 16일부터 '1대1 토론'에 나선다.

특히 선두 그룹을 추격하는 오신환·조은희 후보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