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인턴시장" vs 나경원 "10년 공백"…오신환 "나경영" 독설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경선 레이스가 '본게임'에 돌입하면서 당내 후보들간 신경전도 거칠어지고 있다.

예비경선 컷오프를 통과하고 첫 주말인 지난 이틀 간 후보들은 상대방에 대한 공격을 쏟아내며 대립각을 세웠다.

설 연휴 이후 '토너먼트 토론'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내부총질? 정책검증?…거칠어지는 국민의힘 경선
특히 나경원 오세훈 예비후보 사이에선 경선전 초반부터 쌓였던 앙금이 계속 불씨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두 사람은 출마선언 직후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오 후보가 본인을 제외한 주자들을 겨냥해 '인턴시장'으로 싸잡아 표현한 것을 두고 당내 유력 경쟁자인 나 후보가 '10년 공백'에 대한 지적으로 맞받아치면서다.

이번에는 나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지난 7일 한 인터뷰에서 '10년을 쉰 분보다는 잘할 것'이라고 또다시 공백기를 거론하자, 오 후보는 '나 후보의 공약이 불명확하다'고 응수했다.

예비경선 기간 대여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며 형성됐던 '휴전모드'가 다시 상호 비방전으로 되돌아가는 양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격전에 나선 오신환 조은희 예비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본경선 진출을 확정하기 무섭게 네거티브전에 올라타며 '양강구도론'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오신환 후보는 나 후보의 부동산 대출 지원 공약에 실효성이 없다며 '나경영'(결혼수당 1억 원을 공약한 허경영 후보에 빗댐)이라고 하고, 조 후보는 '2011년 선거, 10개월 전 총선에서 심판받았다'며 나경원·오세훈 후보를 동시 저격했다.

달아오르는 집안싸움에 국민의힘의 속내는 복잡하다.

내부 신경전이 과열되다 보면 본선 경쟁력에 생채기를 낼 수 있다며 우려하면서도, 유권자 시선을 잡아놓을 수 있다면 일단 두고 보자는 '현실론'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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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 과정에서 각자가 하는 도리가 당에 어떤 영향 미칠 것인지 생각하면서 경쟁하는 게 옳지 않나"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공개 회의에서 "희대의 성범죄로 얼룩진 집권여당의 만행으로 치르는 서울·부산 보선"이라고 강조하면서 비방전 자제를 촉구했다.

인신공격 양상으로 흐르는 부산 경선에 방점을 둔 것이나, 서울 주자들 향해 경종을 울린 것으로도 읽힌다.

다만 한 수도권 의원은 통화에서 "인격적 비하와 공약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다르다"며 "지금 정도의 긴장감은 경선의 역동성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신환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당내 경선이라고 해도 인신 비방을 하지 않는 한도에서 정책검증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호추첨을 통해 등 번호판을 달게 된 예비후보들은 각자 현장방문과 정책행보로 표밭갈이를 이어갔다.

나 후보는 새벽 송파가락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명절 물가동향을 점검했다.

오 후보는 오후 은평구 은광아동지역센터를 방문한 뒤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을 예방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