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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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이재명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기본소득)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라며 "물론 이런 계산을 몰라서 주장하시는 것이 아닐테고,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며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와 설전을 보이는 듯한 이 지사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이 지사가) 이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내셨다"며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라고 지적했다.

앞서이 대표는 기본소득에 대해 “알래스카를 빼고 하는 곳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 지사는 이를 겨냥한 듯 "외국에서 성공한 일이 없고, 실현 불가능하다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한다"고 받아쳤다.

임 전 실장은 "그 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라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지사님 표현 그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