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공연장 '프리즘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태섭 전 의원(사진)이 던진 '제3지대 단일화'를 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수용 의사를 밝혔다. 금태섭 전 의원은 즉각 '환영'의 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불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날(지난달 31일) 출마선언을 했던 금태섭 전 의원과 조정훈 의원. 특히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 이후 첫 여의도 복귀 무대로 조정훈 의원이 이끄는 시대전환 특강에 나섰던 만큼 이들이 향후 정치 행보를 함께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이 둘은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금태섭 던지고 안철수 받고 조정훈은 거절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며 안철수 대표에게 '제3지대 단일화'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경선이 이뤄지고 있으니 제3지대에서 먼저 단일화를 하자는 주장이었다.

안철수 대표는 장고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조정훈 의원을 만나 그의 의중을 떠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조정훈 의원은 "국민의힘과 함께하는 과정에 있는 단일화에는 함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보궐 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7 보궐 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대표는 3일 결단을 내렸다. 금태섭 전 의원의 결단을 전격 수용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가지 관측이 나왔었다.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간의 소위 '체급'이 맞지 않기에 안철수 대표가 수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다르게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양당 경선이 시작되며 이슈 선점에 실패할 경우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역시 하락할 수 있기에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

안철수 대표는 이날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권교체 교두보 놓는다는 단일화 취지 동의 △무너져 가는 정의와 공정 바로잡을 것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하는 경선 △단일화 이후 공개 지지 선언 △1차 단일화를 마치면 국민의힘과 2차 단일화 추진 등을 제시했다.

금태섭, 곧장 환영의 메시지…조정훈, 기존입장 고수

안철수 대표의 수용 이후 정치권의 이목은 금태섭 전 의원과 조정훈 의원에게 쏠렸다. 안철수 대표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조정훈 의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안철수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번 경선은 조정훈 의원이) 범야권인지 범여권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안철수 대표의 기자간담회 직후 금태섭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환영'의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집권 세력의 독주를 견제하고 권력형 성폭력으로 인한 재보궐 선거에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야권 후보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화답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단일화 경선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며 "본선 승리를 위해 야권에 대한 신뢰를 쌓고 지지층을 확장하는, 이기는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 반려동물 관련 내용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2호 공약을 발표한 조정훈 의원은 "국민의힘으로 향하는 단일화에는 함께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