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도렴동 사무실 로비에서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도렴동 사무실 로비에서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 원전 추진 의혹’과 관련해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2018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낸 것과 동일한 USB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북한 원전 의혹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 이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던 정 후보자까지 정면 반박에 나서며 의혹을 제기한 야당에 대한 정부·여당의 역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 후보자는 2일 서울 내수동에 마련된 사무실 건물에서 취재진에 “현 상황에서 그 어떤 나라도 북한에 원전을 제공할 수 없으며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원전 제공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판문점 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북측에 전달한 USB에는 북한 원전 건설 계획이 아닌 에너지·전력 분야를 포함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신재생에너지 협력, 낙후된 북한 수력·화력 발전소의 재보수 사업, 몽골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 수퍼그리드망 확충 등 아주 대략적인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북한에 제공한 정보와 동일한 내용을 담은 USB를 미국에도 제공했다는 점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정상회담 후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해 볼턴 보좌관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며 “미국이 충분히 수긍했으며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도 우리가 제공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아이패드로 북측에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북한에 원전을 제공하려면 최소한 5가지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대북 원전 제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5가지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협상 마무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북한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간 세이프가드 협정 별도 체결 △북한 원전 제공국가와 양자 원자력 협정 등을 꼽았다. 정 후보자는 “전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이것을 검토한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며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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