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전 건설 의혹을 제기한 야권을 "구시대 유물정치"라고 비판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민 궁금증 전체를 구시대의 유물로 몰아간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1일 구두논평을 통해 "우리는 격노한 대통령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 2018년 그날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국민 앞에 진솔하게 설명하는 대통령을 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국민 궁금증 전체를 구시대의 유물로 몰아간 것이야말로 어디선가 많이 들은 레퍼토리"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면서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 바란다"고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민의 질문을 윽박지르며 막으려 하는가"라며 "권력의 힘으로 진실을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하는 혹세무민 정치야말로 구시대 유물 정치"라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에게 색깔론 딱지 붙이고 묻지 말라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선은 청와대가 넘었다"며 "북풍공작이라며 초점을 흐리는 그것이 바로 구시대의 유물정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을 방패막이로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대통령직을 이용한 야당에 대한 겁박,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해명 없는 경고로 정리될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합리적 의심을 구시대 유물로 호도하는 것이야 말로 후진적 정치행태"라며 "문 대통령은 야당의 지적을 구시대적인 색깔론으로 치부하는 구태의연한 인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합리적인 의심과 문제 제기를 '북풍공작'과 같은 곰팡이 냄새나는 레토릭으로 호도하며 넘어가려고 하지말라"고도 비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