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정치 부정"·"저질 망언"…與 '고민정 후궁' 규탄 기자회견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왕자 낳은 후궁'에 빗댄 뒤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여성 정치의 주체성을 이토록 민망하게 만들고 모욕을 준 조수진 의원에게 저희 역시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이 땅의 여성 정치의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가운데 국민 여러분이 애써오신 모든 시간이 부정당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누구 할 것 없이,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모든 국민이 공분하는 이유"라며 "조수진 의원은 당사자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조 의원이 고민정 의원의 인격을 짓밟고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모욕감을 안겨줬다"며 "몰상식한 발언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것을 보니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식선에서 할 말, 안 할 말을 가릴 수 있는 분별력은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지금이라도 반성한다면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조수진 의원이 여성 동료의원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막말을 뱉었다"며 "정치적 공방이 오가는 국회에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듣도 보도 못한 저질스러운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동료 여성의원 인격을 짓밟고 명백한 성희롱을 자행한 모습에 참담할 뿐"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자질이 심히 의심스러운 바 스스로 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원들은 조 의원은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고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본인의 사안이기 때문에 동료 의원이 고민정 의원의 분노를 대신하는 것"이라며 "고민정 의원에 대해서만 발언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본인의 정치적 태도라든지 의견이 한꺼번에 나온 것 아닌가. 국민의힘에서 정치활동을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그러나 이날 페이스북에 "인신공격, 막말을 한 사람은 고민정"이라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인신공격, 막말을 사과하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인신공격과 막말을 비판했더니 더불어민주당이 말꼬리를 잡고 왜곡해 저질공세를 하고 있다"며 "인신공격과 막말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매특허다. 박원순, 오거돈 씨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설픈 '성희롱 호소인 행세'는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에 대한 가해란 점을 잊지 말라"며 "달을 가리켰더니 손가락을 비난하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