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는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 반전을 꾀하는 민주당이 연일 ‘가덕도 신공항 띄우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시작한 가덕 신공항을 문재인 정부에서 매듭지었으면 한다”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에 법안 처리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처리를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약속대로 2월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처럼 선거를 고려한 오락가락 행정으로 시간만 끌고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2030 부산엑스포’ 전에 가덕도 신공항이 완공될 수 있도록 책임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단독으로라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특별법 통과에 반대한다면 저희들은 찬성하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서는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즉각 대답해주길 바란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지도부와 원내대표는 줄곧 반대하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국회에는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 시절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제정안이 각각 제출된 상태다. 두 법안은 모두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과 특례 및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에서 신공항법을 추진한다는 것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 당의 부산 (당협)위원장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공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들 있더라”며 “그런 점에서 우리가 대폭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개별적으로 (국책 사업을) 처분하는 법을 만드는 게 가능한 건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치지 않고 사업하는 악선례를 남기는 게 아닌지 생각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