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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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신임 외교부장관으로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내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황희 국회의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권칠승 국회의원을 지명했다.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둔 장관과 문재인 정부 1기부터 함께한 '장수장관' 교체 수요가 반영된 개각이다. 이로써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임기말 개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었던 강경화 장관의 퇴장이다. 강 장관은 '5년 임기를 채울 것'이란 의미로 'K5'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전면 교체할때도 홀로 살아남으며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 외교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외교관료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3년 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현 정권 주요 정책을 직접 실행해왔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 후보자는 평생을 외교·안보 분야에 헌신한 최고의 전문가"라며 "문재인 정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재임하면서 한·미 간 모든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도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인적쇄신이 필요했다는 점도 교체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 수석은 "외교의 전문성 및 식견, 정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도 확고히 정착·발전시키는 등 우리의 외교 지평과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文 대통령, 임기말 인적 쇄신…靑 출신·친문의원 발탁
친문 의원들의 입각도 이어졌다. 황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 국회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 등을 거친 국회의원이다. 친문핵심 의원으로 문화관광 산업발전 등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수석은 "다양한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뛰어난 정책기획력과 소통 역량을 발휘해 왔다"며 "기획력과 업무 추진력, 의정활동 등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체육·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 역시 친문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현역의원 장관을 강하게 요구한 중기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 수석은 "중소기업 관련 주요 정책, 그리고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협력 촉진 등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라며 "정부와 지방의회, 국회 등에서 쌓아온 식견, 정무적 역량 및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경영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등을 속도감 있게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의 수출·판로 지원 및 일자리 창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