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는 18일 '손주돌봄수당'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충분한 자격이 있는데도 전통과 무관심의 굴레 때문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바로 손주를 돌보고 있는 어르신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장 공약으로 '손주돌봄수당' 꺼내든 안철수

안철수 대표는 "2018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개인에게 아이를 맡기는 대상 중 84.6%가 조부모였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휴원·휴교 기간 자녀 돌봄을 어떻게 하느냐는 설문에도 42.6%가 조부모 혹은 친척이 돌본다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부모 양육은 아이의 발달에도 긍정적이다. 해외 여러 연구에 따르면 조부모와 함께 자란 아이들은 학업 성취는 물론 성취감이나 사회적 적응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한다"며 "할아버지, 할머니들 역시 아이를 키우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길 형편조차 안 되는 분들의 처지는 너무나 안타깝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들이 계신다면 부모와 아이, 어르신들을 위해서도 조부모 육아의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손자·손녀를 돌보는 어르신들에게 '손주돌봄수당'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직장 일 때문에 아이를 제대로 돌보기 어려운 맞벌이 가정, 그리고 온종일 아이를 돌보느라 숨 한 번 제대로 쉬기도 힘든 외벌이 가정 모두, 부모님께 아이를 맡길 때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겠다"며 "어르신들께는 사랑하는 손주와 함께하면서도 현실적인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3대가 행복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만들겠다"

안철수 대표는 "조부모님들이 돌봄 노동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계시는 현실에서, 그분들의 역할에 대해 정당한 사회적 보상을 지급하는 것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다"며 "구체적으로, 부모가 서울시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는 경우, 친가 외가 상관없이 주 양육자인 조부모 한 분에게 손주 한 명당 월 40시간 기준으로 최대 20만원, 쌍둥이나 터울 있는 두 아이를 돌보는 경우 최대 40만 원의 '손주돌봄수당'을 드리겠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또 "또한, 자녀를 키운 지 오래되신 어르신들께 서울시 차원에서 최신 양육법과 상담 교육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손주돌봄을 마친 어르신들은 어르신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같은 지역 내 손주 같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계속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아울러 이미 손주를 전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조손가정의 어르신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시지 않도록 이 분들에 대한 추가 지원책도 마련하겠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육 시설이 이 사업으로 인해 혼란과 손실을 보지 않도록 세밀하게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보육과 돌봄 노동은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며 "서울에 사는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르신, 부모, 아이까지 '3대가 행복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