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굵어지고 탄두부 길어져…전문가 "ICBM급 SLBM 개발 지속"
전술핵 탑재 가능성 '이스칸데르 개량형'도 선보여…ICBM 제외로 '수위 조절'
북, 3개월만에 몸집 커진 새 SLBM 공개…전술핵용 미사일도 등장
북한이 3개월 만에 다시 개최한 열병식에서 몸집을 더 키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다만 최근 열병식에서 빠짐없이 등장했던 미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동원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이 15일 공개한 전날 저녁 열병식 사진을 보면,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것으로 보이는 SLBM 여러 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통신은 이날 열병식 기사에서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 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며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가 동원됐다고 소개했다.

'수중전략탄도탄'은 SLBM의 북한식 호칭이다.

신형 SLBM 공개는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을 처음 선보인 지 3개월 만이다.

북극성-5ㅅ은 북극성-4ㅅ과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더 굵어지고 탄두부가 길어진 것으로 파악돼 다탄두 탑재형 혹은 사거리 연장형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신형 SLBM이 "북극성-4ㅅ보다 탄두부가 길어져 더 큰 다탄두를 넣기에 용이한 디자인으로 변경했다"며 "ICBM급 SLBM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공개된 것처럼 SLBM 길이가 길어지면 미사일을 탑재할 잠수함 사이즈도 커져야 하고 선형도 변경해야 한다"며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공식화한 '핵잠수함 도입' 발언에 주목하기도 했다.

북한은 당대회에서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잇달아 공개한 SLBM의 시험발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열병식에는 대남용으로 평가되는 전술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도 처음 등장했다.

기존 KN-23에 비해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TEL의 바퀴도 한 축 늘어났다.

TEL에 있는 조종석 역시 기존에 공개된 것과 다른 형태다.

신 연구위원은 "KN-23 개량형은 미사일 격납고 부분이 더 길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전술핵을 탑재하기 위한 의도로 추정된다"고 봤다.

김정은은 당대회에서 '전술핵 무기' 개발을 공개적으로 주문하기도 했다.

KN-23은 사거리가 400∼600㎞ 안팎으로,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 대응이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밖에도 지난해 10월 열병식에도 동원된 4, 5, 6연장의 다양한 발사대에 탑재한 600㎜급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해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테킴스'인 전술지대지미사일이 동원됐으며, 신형 휴대용 로켓포(RPG-7)로 무장한 부대도 눈길을 끌었다.

SLBM을 비롯한 각종 전술·전략무기를 과시한 건 '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둔 당대회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이번 열병식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연설이 없었던 데다 김정관 국방상 연설에서도 미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은 없었다.

또 작년 10월 열병식 때와 달리 ICBM은 제외돼 미국을 너무 자극하지 않으려고 나름 수위 조절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열병식 보도와 관련 "우리 군은 관련 동향을 확인하고 있었고, 세부 내용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