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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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4일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의 적법성 여부에 대한 감사를 시작한데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실장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정부의 기본정책 방향을 문제 삼고 바로잡아주겠다는 권력기관장들의 일탈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요"라며 "최재형 감사원장은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최 원장을 비교하기도 했다. 임 실장은 "정보에 대한 편취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무지, 그리고 감사원 권한에 대한 남용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정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며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과감하게 정치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광훈, 윤석열, 그리고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고 평가했다.

최 원장이 부여받은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른다고도 했다. 임 실장은 "사적 성향과 판단에 근거하여 법과 제도를 맘대로 재단한다"며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차라리 전광훈처럼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게 솔직한 태도일 것"이라며 "법과 제도의 약점을 노리고 덤비는 또 다른 권력, 권력의 주인인 국민은 이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과정에 불법성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2년마다 수립하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마무리해야하는 상황에서 2015년에 수립된 7차 전력수급계획을 확인하니 너무 과다하게 수요를 추정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전력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20년 평균 경제성장률을 무려 연 3.5%로 (추정)했던 것"이라며 "8차 계획에서 향후 2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5%로 수정했더니 원전 약 8기분에 해당하는 전력이 과다 추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수요를 감안해서 석탄화력을 줄이고, 동시에 밀집된 원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작업에 들어갔고 그 결과 노후 석탄화력 조기폐쇄 및 신규 석탄화력 착수 중단, 미착공 원전계획을 중단 등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그는 "5년마다 수립되는 에너지 기본계획은 그보다 훨씬 장기계획이며 탄소배출, 미세먼지 등 매우 포괄적인 기본계획"이라며 "2년마다 전력수급을 감안하여 수정하는 전력수급계획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의 선후를 따지는 것 자체가 현실 정책운영과는 전혀 거리가 먼 탁상공론"이라며 이번 감사가 불필요한 것임을 지적했다.

임 실장은 "감사가 필요하다면, 과잉추정된 7차 수급계획, 불법적이고 탈법적인 월성1호기 수명연장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