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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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승준(스티브 유)이 자신은 병역 문제와 관련해 법을 어기지 않았다면서 정부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유승준은 지난 9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시민권 취득이 병역 기피로 간주돼 법의 공정한 심판이나 적법 절차를 따져보지도 않은 채 19년이 되어가도록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 개인의 입국을 막는 것이 정의롭고 적법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제가 정말 불법을 행했다면 마땅하게 값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범법 행위가 없었음에도 19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한 인권을 무참히 침해한 것에 대해 정부, 특히 법무부는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제가 불법을 행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병역법을 위반한 병역 기피자라고 말한다. 저는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인한 병역 면제자이지 병역 기피자가 아니다. 도대체 제 죄명이 무엇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입국 금지를 하는 법무부는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라며 "병무청 자료를 보면 국적을 버리고 병역의 의무가 소멸되는 사람이 연평균 3600명에서 4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시민권 취득이 병역 기피로 간주돼 입국 금지를 당한 사람은 대한민국 역사상 저 한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이같이 입국금지에 대한 반발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유승준에 대해 청와대 게시판에서는 "입국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국가적 명예훼손이다"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올라온 청원에는 "최근 발의 된 '유승준 방지 5법' 에 대해 유승준은 강한 분노와 반발심을 표출했다"면서 "정치적 종교적 발언도 서슴없이 했으며,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아픔인 미군 장갑차 사건, 세월호 사건 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언급했다. 넘지 말아야 될 선까지도 넘어서며 대한민국을 비판할 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의 수치심도 느꼈다"는 목소리가 담겼다.

청원인은 "미성년자 등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에 정치적, 종교적, 정부 비판, 사회 비판적인 내용들을 업로드하여 국민들에게 혼동과 국가에 대한 신뢰감 상실까지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그는 외국인 신분이며, 범법을 저질러 입국까지 금지 상태인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개, 돼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파렴치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유승준은 지난 2002년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으로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가 법무부로부터 입국 제한 조치를 당했다.

유승준은 약 20년에 걸친 오랜 소송전 끝에 올해 3월 대법원에서 승소했으나 지난 7월 LA 총영사관에서 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거듭 행정소송을 내는 등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