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겨냥해 “‘강(强) 대 강’ ‘선(善) 대 선’의 원칙으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11월 미 대선 이후 나온 사실상의 첫 대미 메시지다. 북한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0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계속된 8차 노동당 대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란 실체와 대조선(대북) 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혁명 발전의 장애물, 최대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데 대외 정치활동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또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며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깜짝 공개했다. 소형 전술핵 고도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거리 확대 등 핵 무력 증강 목표도 제시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의 신경전에 대비한 기선제압용 위력 과시로 분석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