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놓고 또 설전을 벌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10일 오전 KBS 일요진단 '재난의 시대, 한국경제 길을 묻다' 방송에 출연해 "최근 정치권에서 떠오른 4차 재난지원금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지급이 불가피하더라도 전 국민 지원이 아닌 피해계층 선별지원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홍 부총리와 국회의원 전원에게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3500자 분량의 편지를 쓴 이재명 지사의 의견과 배치되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당장 3차 재난지원금 9조3000억원이 11일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올해 예산인 558조원도 집행 출발 단계에 있다"며 "추가 재난지원금은 적자 국채로 충당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신용등급 등 우리 경제와 미래세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다른 국민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정된 재원으로는 피해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이 경제 전체적으로 바람직하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와중 공무원처럼 임금의 변동이 없는 분도 있고 소득이 나아진 분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관료에 포획됐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고집('진보의 미래') 문구를 인용하는 글을 올려 최근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는 관료들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신화에 갇힌 관료들" vs "화수분 아냐" 이재명·홍남기 또 '설전'

이 지사는 "오늘날 코로나와 양극화로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죽고 사는 문제'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때, 노무현 대통령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까"라며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 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했다.

또 "이거 하나는 내가 좀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했던 거는 오히려 예산을 가져오면 색연필 들고 '사회정책 지출 끌어올려' 하고 위로 쫙 그어버리고, '여기에서 숫자 맞춰서 갖고 와' 이 정도로 나갔어야 하는데…(중략)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요. 그래, 무식하게 했어야 되는데 바보같이 해서…"라는 유고집의 일부 내용을 옮겨 적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 지사의 의견에 대해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글을 올리고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로,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했다. 그동안 이 지사가 주장해온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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