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움직임 비판 쏟아내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사진)은 6일 "더불어민주당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다"며 정부여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비판을 쏟아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허경영 대표가 이끄는 당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선거가 다가오자 또 악성 포퓰리즘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고, 경제정책으로서도 소비 진작 효과가 낮은 열등한 정책이라고 헸다.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는 악성 포퓰리즘일 뿐이라는 것.

유승민 전 의원은 "고소득층에게 줄 100만원을 저소득층 가족에게 보태줘서 100만원을 두 번 줄 수 있다면 그게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라며 "단순히 1/n의 산술적 평등은 결코 공정과 정의가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9월6일 서울시내 쪽방촌의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9월6일 서울시내 쪽방촌의 모습. /사진=뉴스1

다음은 유승민 전 의원 페이스북 전문.
< 정말 어려운 분들에게 두 배, 세 배 드리자 >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선거가 다가오자 또 악성 포퓰리즘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기도 지사, 그리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자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지난해 4월 총선 이전부터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똑같이 지급하는 것은,
첫째,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고,
둘째, 경제정책으로서도 소비 진작 효과가 낮은 열등한 정책이며,
셋째,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는 악성 포퓰리즘일 뿐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일관되게 지적해왔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왜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가?
전 국민에게 똑같은 돈을 지급하니까 얼핏 평등하고 공정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한 달 소득이 0인 실업자, 소득이 사실상 마이너스인 자영업자와 한 달 소득이 1000만원인 고소득층에게 똑같이 1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 어떻게 될까?
끼니를 걱정해야 할 실업자, 수개월째 임대료가 밀린 자영업자 가족에게 100만원은 너무나도 절실한 돈이지만, 고소득층 가족에게 그 돈은 없어도 그만인 돈이지만 나라에서 준다니까 공돈이 생긴 정도 아닌가.
같은 100만원이 너무나 소중한 분들과 그 100만원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는 분들과… 이들 사이에서 과연 공정과 정의란 무엇인가?
단순히 1/n의 산술적 평등은 결코 공정과 정의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고소득층에게 줄 100만원을 저소득층 가족에게 보태줘서 100만원을 두 번 줄 수 있다면 그게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다.

부자는 세금을 더 내고 가난한 사람은 덜 내는 것, 국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을 국민 세금으로 돕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의 철학이고 원리다.
민주공화국이라는 공동체는 그런 철학과 원리 위에 세워져야 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경제정책으로만 봐도 열등한 정책수단이다.
소비성향이 높을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은 100만원을 받아 대부분 소비에 쓸 것이나, 고소득층에게 100만원은 저축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해도 그 효과는 마찬가지다.
고소득층은 기존에 현금 소비하던 것을 지역화폐로 돌려서 쓸 뿐이며, 지역화폐는 현금보다 비효율적인 수단임이 조세연구원의 연구 결과 입증되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소비증대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도 지난 12월 KDI 연구결과에서 증명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14조원의 돈을 지급했으나 30% 정도의 소비증대 효과만 있었고, 그것도 대기업, 제조업이 이득을 보고 정작 어려운 자영업자, 소상공인, 서비스업은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KDI는 코로나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어려운 국민들, 어려운 업종에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경제정책임을 밝혔다.

결국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하고, 경제정책으로서 효과도 낙제점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또다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선거를 앞두고 국민 세금으로 매표행위를 하려는 정치꾼들의 악성 포퓰리즘 때문이다.
민주당이 전 국민에게 1억원씩 뿌리겠다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는 것이다.

누가 이 악성 포퓰리즘을 막을 수 있는가?
민주공화국의 깨어있는 시민들, 비르투(virtu: 시민의 덕성)를 갖춘 시민들이 막아야 한다.
국민의 돈으로 국민의 표를 사는 조삼모사(朝三暮四)에 깨어있는 시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No free lunch)."
이 말은 경제의 원리이자 세상의 원리다.
문재인 정부의 달콤하기만 했던 정책들… 소득주도성장, 24회의 부동산정책, 공무원 늘리기, 세금 일자리 정책 등이 모두 어떻게 되고 있나.
소득주도성장으로 경제성장은 후퇴하고 빈곤층만 늘어났다.
부동산정책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짓밟고 집값과 전월세만 천정부지로 올려 서민들만 고통받고 있다.
공무원 늘리고 세금 일자리 만든 것은 모두 국민들이 갚아야 할 빚이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문재인 정부의 나쁜 경제정책이 또 하나 늘어났다.

나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적극 찬성한다.
그러나 전 국민이 아니라, 국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분들에게 두 배, 세 배를 드려서 절망에 빠진 자영업자, 소상공인, 실업자들이 희망을 갖도록 해드리자는 거다.

현명한 국민들께서 문재인 정권의 정치 사기행위를 물리칠 것이다.
그래야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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