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세종대왕함이 지난해 8월 시행한 동해 영토수호 훈련 중 독도 주변을 항해하고 있는 모습.  /해군 제공
해군 세종대왕함이 지난해 8월 시행한 동해 영토수호 훈련 중 독도 주변을 항해하고 있는 모습. /해군 제공
올해 하반기 독도방어훈련이 이달 초 실시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번 훈련에는 공군과 해병대 전력은 참가하지 않은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정부가 일본의 반발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지난 4일 하반기 ‘동해 영토수호 훈련’을 시행했다. 해군과 해경의 함정 및 항공기가 동원된 가운데 공군 전력과 상륙부대인 해병대는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상반기 훈련에 비해 축소된 규모다. 독도방어훈련은 1986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진행된다. 지난해 군은 훈련의 명칭을 ‘독도방어훈련’에서 ‘동해 영토수호 훈련’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군 당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직후 예년의 두 배 정도 규모로 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훈련 규모는 1986년 훈련을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였고 해군 이지스 구축함과 육군 특수전 병력도 처음으로 참가했다. 군 당국은 당시 사진과 영상을 언론에 제공하는 등 훈련을 공개적으로 진행해 정부가 대일(對日) 강경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정부가 일본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일 삼각공조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례적인 훈련으로 일본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