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토부 기자단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이 2016년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대해 고인 김군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를 향해 "오늘도 어딘가에서 위험과 죽음을 무릅쓰고 위태롭게 일하고 있는 모든 김군들에게 진심을 담아 사죄하라"고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18일 논평을 통해 "변 후보자에게 촉구한다. 본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혜영 원내대변인은 "당시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던 변 후보자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치부하는 발언을 했음이 내부 회의록을 인용한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며 "김군의 죽음이 정말로 그저 위탁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사고 발생 당시 시인 심보선이 희생자를 기리며 쓴 '갈색 가방이 있던 역' 시를 언급하면서 "정말로 김군이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나"면서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무수한 김군들을 지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차가운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 외롭게 멈추어 서 있는 지금 위험의 외주화, 구조적 재난을 개인의 실수로 치부하는 변 후보자의 안일하고 부당한 현실 인식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촉구 전국순회에 나선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4년전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숨진 김군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사진=정의당 제공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촉구 전국순회에 나선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4년전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숨진 김군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사진=정의당 제공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는 지난 2016년 5월 외주업체 직원 김모군(19)이 '2인1조' 수리 작업 원칙에도 불구하고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산업재해 사망 사고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사용자 측의 지휘·감독 부실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은 당시 SH 내부 회의록을 입수해 사장이던 변창흠 후보자의 비공개 발언을 공개했는데, 해당 사고를 '개인 과실'로 치부한 듯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당시 변창흠 후보자는 구의역 사고를 두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걔(김씨)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변창흠 후보자 발언을 정면 비판하면서 이른바 정의당 '데스노트'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당 데스노트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정의당이 인사청문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 낙마하는 일이 반복돼 생긴 명칭이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