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민주주의 파괴 중심에 文 대통령"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재가한 데 대해 "윤석열 총장이 오늘 행정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하는데 대통령과 현직 총장이 법정에서 맞서는 모습이 국가적으로 창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2개월 정직을 놓고 자기들끼리 의견을 조율했는데 고심한 흔적이 있다. 일부는 회피하면서 나가고 그래도 징계위를 소집했으니 어떻게든 징계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할 수 없이 2개월 징계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장관으로서 해야 할 임무가 다 끝난 모양"이라며 "더는 장관 자리에 있지는 않을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일단 받는 것으로 전제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집권세력이 아직 80년대 사고에 갇혀 수구적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라며 "민주당과 집권세력은 국정농단을 넘는 국정파괴를 중단할 것을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는 "법치는 '셧다운', 민주주의는 사망 선고를 받았단 지적도 있다. 법치와 민주주의 파괴 등 국정 비정상의 중심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세력이 있단 것이 많은 국민의 공통적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면 법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특유의 일탈적 집단사고로 법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괴물이 됐다. 정치가 있어야 할 국회에는 정치가 없고 사법, 행정엔 정치 과잉이 넘쳐나 법치와 자유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인다"면서 "비상식과 야만 정치가 아닌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주호영 "文 정권, 광기의 절정…수백년 이름 오르내릴 것"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축하한다. 거룩하게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윤 총장을 잘 제압했다"며 "아마 법적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끝까지 침묵하다가 징계 양정도 손댈 수 없고, 자신은 의무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해 법적 책임으로 멀어진 것도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축하한다. 망나니 역할을 아주 충실히 잘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무부 검사징계위원 5명에 대해서도 "권력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고 경자 5적(庚子 5敵)으로, 두고두고 가문의 명예로 이름을 남긴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는 윤석열 총장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일 당시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외압·항명 논란'과 관련해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것을 거론하면서 "당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을 때 (현재 여권은) 인면수심 정권이라고 했는데, 이 정권은 뭐라고 해야 하나 답을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장관이 페이스북에 이육사의 시 '절정'과 정호승의 시 '산산조각'을 올린 데 대해서도 "이육사·정호승 시인의 시를 언급했는데 고결한 시심을 훼손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갖다 붙인 것은 너무 심했다. 광기는 이 정권의 '절정'이고 '산산조각'은 대한민국 법치주의와 추미애의 인격"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