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수적 열세…정쟁 속 협치 '실종'
[결산2020] 180석 巨與의 탄생…권력기관 개혁 입법독주

21대 국회는 '절대 과반' 의석을 확보한 거대 여당의 '입법 독무대'였다.

여야는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부터 시작해 부동산 입법, 권력기관 개혁안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지만, 수적 열세에 놓인 야당은 무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한 쟁점입법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까지 단숨에 제압했다.

[결산2020] 180석 巨與의 탄생…권력기관 개혁 입법독주

◇ 다시 양당제…민주, 상임위 독식
21대 총선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개정 선거법 아래 치러졌다.

그러나 표의 비례성을 강화해 소수 정당을 배려한다는 도입 취지와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기형적 비례 위성정당을 출범시켰고, 이는 양당제 회귀로 이어졌다.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의 17석을 합쳐 총 180석을 확보하며 '슈퍼 여당'으로 거듭났다.

반면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지역구와 비례정당(미래한국당)을 합쳐도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넘기는 103석에 머물렀다.

20대 국회 초반 '원내 3당'으로서 캐스팅보트를 행사했던 국민의당의 후신인 민생당은 20석에서 0석의 원외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로써 원내교섭단체는 3개에서 2개로 줄었다.

정의당 역시 6석을 확보하는데 그치며 정치적 입지가 더욱 줄었다.

민주당은 절대과반 의석을 토대로 21대 국회 상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1987년 민주화 이래 처음이었다.

통합당은 관례대로 야당몫인 법사위원장을 갖겠다고 버텼지만, 결국 접점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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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석화' 부동산 입법…野 "통법부 전락"
상임위를 모두 장악한 민주당은 입법드라이브에 속도를 냈다.

8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임대차 3법'을 비롯한 정부의 7·10 부동산대책 실행법안과 공수처 후속법안 등 18개 안건이 민주당 주도로 일사천리 의결됐다.

민주당이 이들 법안 패키지를 소관 상임위에 상정하고 나서 최종 통과시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일주일이었다.

축조심사 등 국회법 절차마저 생략하며 전광석화로 의결 절차를 밟았다.

민주당은 "국민을 위한 책임정치"라며 법안 처리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야당은 민주당을 향해 "국회를 통법부(通法府)로 전락시켰다"고 맹비난했지만, 회의를 보이콧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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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법·공정경제 3법 격돌…與, 6일만에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
여야의 갈등은 정기국회 막바지 공수처법 개정 여부를 둘러싸고 절정으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통해 공수처법을 제정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재개정에 나섰다.

추천위원 7명 중 야당몫 2명의 이견으로 공수처 출범이 5개월 넘도록 지연되자, 공수처장 후보추천 정족수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한 것이다.

민주당은 12월 9일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개혁입법 상정을 밀어붙였고, 국민의힘은 공수처법·국정원법·남북관계특별법 개정안 3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공수처법 필리버스터는 정기국회 회기 종료로 3시간만에 자동 종결됐고, 곧바로 개회한 12월 임시국회에서 국정원법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민주당은 야당의 반론권을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

결국 180석을 넘는 범여권 의석을 동원해 사상 첫 강제종료 표결에 나서면서 6일만에 필리버스터 정국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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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한내 예산안 처리…협치보다는 정쟁 정국
21대 국회 첫해에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야는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558조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선진화법 시행 첫해인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법정 시한(12월2일) 내 처리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경안 역시 여야 합의로 역대 최단기간 내 통과됐다.

법안 처리에 있어서도 일부 진전을 보였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총 400건, 대안 반영까지 포함하면 총 1천29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포함한 민생 법안 다수는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인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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