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을 임명하는 것을 목표로 공수처장 추천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처리된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까지 통과한 만큼 이르면 이번주에 처장 추천위원회를 열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5일 “이달 공수처장을 임명하고, 내년 초 공수처가 출범하는 것을 목표로 임하고 있다”며 “인사청문회 일정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추천위 일정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능하면 이번주에 추천위 소집을 했으면 한다”면서도 “처장 추천위 소집 등은 국회의장의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 등에 대한 법률공포안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긴급 재가를 거쳐 곧바로 법안을 공포, 시행토록 했다. 개정된 공수처법에는 처장 추천위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5분의 3 이상(5명)으로 완화해 야당의 거부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처장 추천위 구성을 지연하는 야당의 전략도 이번 법 개정으로 불가능해졌다. 야당이 10일 이내에 처장 추천위원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 법안들은 다음 세대까지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고, 선견지명의 개혁 법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공수처 출범 속도전을 시사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한 정부·여당을 향해 “공수처는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출범하고 운영돼야 한다”며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를 관철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립적 기관인 대한변호사협회, 법원행정처 등에서 추천한 인물을 1차적으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표는 “그것이 공수처가 또 다른 권력의 기관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