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주부"로 불리며 지방서도 성행…맞벌이 가사부담 덜고 최근엔 영리 추구도

북한에서도 아침 식사와 점심 도시락 준비를 고민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새벽부터 주거지 인근에 국과 반찬을 가져와 파는 '이동봉사'가 성행하고 있다.
'북한판 마켓컬리?'…평양의 아침식사 책임지는 이동봉사매대
13일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평양 동대원구역에 사는 주부 류철옥씨의 입을 빌려 이동봉사를 이용해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맞벌이 부부의 일상을 전했다.

류씨는 딸을 시켜 이동봉사 매대에서 국을 사 오곤 한다며 "가정 부인들에게 있어서 수고를 덜어주는 이동봉사만큼 반가운 것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료품 이동봉사는 남한의 반찬가게에서 만들어 파는 것과 같은 각종 반찬을 수요자들을 직접 찾아가 판매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남한의 '새벽 배송'처럼 미리 주문하고 음식물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새벽 시간부터 차량이나 수레를 끌고 주거지를 돌며 파는 형태다.

판매자들은 예전 학교에서 사용하던 것과 비슷한 종을 갖고 다니며 가정들에 이동매대가 도착했음을 알린다.

그래서 우리민족끼리도 기사의 제목을 '딸랑소리'라고 달았다.

식료품 이동봉사는 북한의 여성 사회참여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가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로 이미 오래전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영리 목적이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사회 전반에 시장경제 요소가 자리 잡고 기관과 기업소 등 직장의 독립채산제가 강화되면서 수익을 늘리고 돈을 벌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만큼 판매하는 식품도 찬거리와 김치부터 쑥떡과 만두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에 따르면 평양 룡흥식료품상점에서는 명태 식혜와 명란젓, 가자미 튀김, 김치, 고기만두 등 식품을 만들고 아침저녁으로 가공식품매대 이동봉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풍경은 수도인 평양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7월 평안남도 신양군에서도 군 상업관리소가 가가호호를 돌며 새벽마다 산나물김치와 비지, 쑥떡, 만두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군 상업관리소 이동봉사자들이 이른 새벽부터 움직인다며 "군(郡)의 주부"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한 탈북민은 "북한은 남한과 달리 아직도 대부분 점심 도시락을 싸갖고 다녀서 반찬 이동판매 서비스는 아침 식사뿐 아니라 도시락 준비를 위해서도 여성들에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