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 /사진=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방송인 김어준 씨. /사진=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방송인 김어준 씨(사진)가 11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른바 '태극기 세력'과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어준 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거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 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 모였던 분들이 했던 말을 저희가 잠시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안철수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전 대표, 김종인 비대위원장 발언을 순서대로 재생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해 사회자인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해 사회자인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발언들을 들은 이후 김어준 씨는 "주호영 원내대표하고 이 자리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왔다고 하는데 이분들은 김종인 위원장 다음에 당권을 노리는 행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리고 안철수 대표 같은 경우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주자로서 지지율이 상승하다 보니 위기감을 느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여기까지는 지금 현재 선수들이라 볼 수 있는데 바깥에 있는 김문수 전 지사, 정규재 대표 이런 분들이 태극기로 분류되는 아스팔트 보수"라며 "이렇게 결합하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안철수가 '태극기 세력'을 만난 것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문재인 정권 폭정 종식을 위한 정당 시민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비상시국연대)'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홍준표 의원, 김문수 전 지사, 정규재 대표 등은 참석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재생한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음성 역시 현장에서 나온 발언이 아니었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문수 전 지사, 정규재 전 대표 등이 현장에서 했던 발언에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했던 발언을 짜깁기 한 것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이태규 사무총장만 이 자리에 참석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의 온라인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의 온라인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어준 씨는 안철수 대표가 현장에서 "현 정권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독재정권이라는 공식 선언이다. 이제 이 무도한 정권이 선을 넘은 이상 불복종과 강력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총대 저 안철수가 메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발언이다.

김종인 위원장의 "당은 당이 할 일이 따로 있고 외곽에 있는 시민단체는 시민단체 나름대로 할 일이 따로 있다"는 발언도 다른 현장 발언들과 함께 재생시켰다. 그러나 해당 발언 역시 김종인 위원장이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눈 이야기다.

김종인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역시 비상시국연대와 일정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비상시국연대는 안철수 대표가 공동대표직을 수락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국민의당은 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관계자 : 현 정권의 폭거에 저항하며 정당,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큰 취지에는 공감을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공동대표직에 대한 참여나 수락 의사를 밝힌 바가 없다. 현장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공동대표직은 안철수 대표가 현장에 부재한 상태에서 주최 측에서 추대한 것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