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이제 남북 문화교류의 주역이자 가장 확실한 창구라는 주장이 나왔다.

강채연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통일연구원이 4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개최한 '제10회 샤이오포럼-정보 접근과 적극적 평화를 통한 북한인권개선' 행사에서 이처럼 발표했다.

강 위원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북한에서 (남한 영상 등) 외부정보의 영향력이 단순히 외부 세계에 대한 이해, 자신들의 삶에 대한 재발견에 그쳤다"며 "이제는 정보의 가치판단과 응용을 통해 그 정보를 변형하는 단계까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남한 문화의 유입이 호기심이나 궁금증 차원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실제로 북한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안경을 썼고 어떤 지갑을 쓰고 있는지만 봐도 이제 대부분 주민은 "쟤 한국 영화 좀 봤네…"라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특히 청소년들은 절반 이상이 영화·음악 등 남한 문화에 '감염'돼 있다는 것이 탈북민들의 증언이라고 소개했다.

학생들의 연애 방식도 남한 드라마 속 영상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결혼식 문화도 신부 헤어스타일·의복 디자인·예식 진행 과정 등 전 분야에서 '남한식 결혼문화'가 현재 진행형이다.

이와 같은 외부정보의 유통은 과거에는 CD 등의 형태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고용량 USB가 주로 사용된다.

그는 북한은 처벌 수위를 높여 한류 등 '외부정보'를 통제하려 하지만 실제로는 난항을 겪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예를 들어 북한 판례법은 A에게 한국 영화를 구매해서 본 뒤 B에게 팔고, C에게 다른 영화를 사서 시청하다 적발되면 3중 병합형벌이 적용돼 최장 15∼20년의 노동교화형(징역형)을 받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기별 정책 방향이나 정치적 사안의 중요성 등에 따라 처벌 규모나 강도가 높아지고, 이를 무마하기 위한 뇌물 액수도 따라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탈북민들은 "이미 북한 내에 소장된 콘텐츠의 홍수 때문에 국가 검열통제기관들 전체가 달라붙어 그 출처를 찾으려 해도 무용지물"이라고 증언한다.

동국대 강사 윤보영 씨는 북한 주민들이 공식적으로 전달되는 남한 소식을 뒤집어 해석하는 등 '저항적 하위문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남한 정부를 비난하기 위해 전한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소식을 보고 남한은 국민이 투쟁해서 대통령도 떨굴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 탈북민의 증언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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