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지지율 붕괴…국토장관 교체로 반전 모색
秋 뇌관은 그대로…내년 초 2차개각서 정세균 박영선 거취 관심
김현미 가고 추미애 남고…난국에 돌파구 될까
문재인 대통령이 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장관 4명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하면서 최근의 수세 국면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국면전환용 개각은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이어온 청와대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갈등, 부동산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사에는 반전의 계기를 모색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추 장관의 거취는 변함없는 데다, 이번 인사 폭 자체도 크다고 보기 힘들어 정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미 가고 추미애 남고…난국에 돌파구 될까
◇ 경질 아니라지만…부동산 난맥상 사실상 인정

애초 청와대 안팎에서는 경질성 교체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비춰 '1차 개각'에 김 장관이 포함되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사 발표 뒤 "경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사실상의 경질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집값 상승과 전세난 등 부동산 난맥상으로 국정운영의 어려움이 커진다는 점을 인정하고 수장을 바꿔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 40%선이 무너지는 등 민심 이탈의 흐름을 돌리기 위한 최적의 카드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김 장관이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 만들겠다"고 해 논란이 불거진 것도 교체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현미 가고 추미애 남고…난국에 돌파구 될까
◇ 추미애 남았지만…여전히 거취에 시선 집중

추 장관은 이번 개각 명단에서 제외됐다.

윤 총장과의 갈등이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 장관을 물러나게 할 경우 검찰개혁 역시 어려워진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사태를 어떻게 정리할지 큰 그림이 먼저 나온 뒤에야 추 장관의 거취도 결정되리라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10일까지 연기된 만큼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시점을 전후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거취를 함께 정리하는 '동반퇴진'을 다시 모색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추 장관과 윤 총장 모두 사퇴 의사와는 거리가 먼 행보를 보인다는 점, 추 장관을 교체하면 친문(친문재인) 핵심 지지층이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 등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현미 가고 추미애 남고…난국에 돌파구 될까
◇ 2차 개각 시기와 폭은…정총리·박영선 행보도 관심

'순차개각'의 첫 관문을 지난 문 대통령은 내년 초 2차 개각으로 임기 후반부를 꾸려갈 내각을 완성할 전망이다.

시기는 연초로 예상되지만 법무부-검찰 갈등을 포함한 다양한 변수로 2월까지 늦춰질 수 있다.

개각 폭은 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마지막까지 함께 가지 않을 장관들은 모두 교체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대거 교체 리스트에 오를 전망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한다면 2차 개각에서 교체될 수 있다.

대신 유일한 '원년멤버'가 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차 개각에서도 바뀌지 않고 문재인 정부와 5년을 함께하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행보다.

정 총리가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만큼 교체는 기정사실이나, 연초 2차 개각을 통해 교체될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고려해 4월 재보선 때까지 자리를 지킬지 예상이 갈린다.

2차 개각과 맞물려 청와대에서도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 대폭 교체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비서실장 후보로는 유은혜 부총리, 최재성 정무수석, 우윤근 전 주러대사,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이호철 전 민정수석,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연합뉴스